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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금리와 달러 강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을 외국인의 수급이 약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투심마저 쪼그라들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의 빈 자리를 개인의 수급이 채우며 테마주 장세가 이어졌던 상반기와는 다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인 것.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2차전지와 IT 등 성장주의 주가가 꺾이기 시작한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이미 예탁금이 쪼그라들고 있다. 12일 기준 예탁금은 49조990억원으로 4거래일 연속 50조원을 밑돌고 있다. 한 달 전(51조49억원)보다 3.7% 줄었고, 7월 말(55조9865억원)과 견주면 약 7조원이 감소한 것이다. 예탁금은 주식 투자를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는 자금으로 주식 투자심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있다.
문제는 개인 투심을 회복할 모멘텀마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개선을 나타내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이마저도 일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상장사들의 실적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하반기 들어 대내외 리스크가 부각하며 실적 증가율은 다소 둔화할할 전망”이라며 “중국 경기 부진, 금리 상승, 수출 및 내수 부진 등 대내외 요인이 하반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코스피의 기둥인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히며 시장 기대치를 12.44% 웃도는 수준의 호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의 고금리와 수요 회복세의 둔화 등으로 업황 회복 강도는 시장 예상보다 느슨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미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6576억원으로 한 달 전(4조4040억원)보다 16.9%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신중하게 증시에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 자체는 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채권 금리도 내년 2분기 이후 하향 안정화되겠지만 장기 금리의 구조적 상승 요인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