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제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전자공시팀 선임조사역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와 국내 기업의 경영환경이 많이 다른데 디지털 리포팅을 위한 표준공시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할 기회가 열리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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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재무제표, ESG 공시 등과 관련한 택사노미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김 선임조사역이 포함됐다. 그는 “올해 8월부터 새롭게 구성되는 자문그룹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한국도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선임조사역은 자문단에 발탁된 배경 중 하나를 IT와 회계 지식을 동시에 습득한 ‘특이한 이력’으로 손꼽는다. 김 선임조사역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우연히 회계 수업을 듣고 매료돼 공인회계사 자격을 획득했다.
글로벌 회계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선임조사역은 금융감독원에서 IT금융정보보호단, 핀테크혁신실을 거쳤다. 현재는 기업공시국에서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재무공시 확대 시행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IFRS 재단이 IT와 회계 전문 지식을 동시에 가진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며 “택사노미 구축 과정에서 XBRL 시스템 등 기술적 자문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내 XBRL에 대한 해외의 금융당국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와 유럽 등은 XBRL에 대한 기준만 만드는데 그쳤지만 금감원은 XBRL 작성기를 개발해 배포하는 것까지 지원하고 있어서다. 김 선임조사역은 “특별한 기술과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XBRL 작성기를 활용해 공시를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공시 작성을 보다 쉽게 제출할 수 있고, 당국이 피드백도 제공해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국내 XBRL에 관심을 가지는 한편 일부 국가들은 노하우들을 알려달라는 등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김 선임조사역은 우리나라가 회계 선진국 반열에 올라 주요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IFRS를 전면 도입한 국가는 그리 많지 않은데 이런 점만 봐도 국제적으로 한국의 회계 위상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선임조사역은 앞으로 2년간 한국을 대표해 자문위원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1년에 4번의 정기 미팅과 함께 수시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영국에서 대면회의가 예정돼 있다. 그는 “IFRS 재단의 주요 화두인 디지털화에 대한 전략적 자문을 제공하는 자문그룹에 진출함으로써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며 “공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선진화를 선도해온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전자공시 시스템을 해외 감독 당국에 전파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