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천 교수의 해금을 위한 창작곡이 나온 이후 국악관현악에서 해금의 위상이 높아졌다. 정수년, 강은일, 김애라, 김성아, 노은아 등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연주자들의 다양한 창작음악을 통해 해금은 국악의 저변확대와 창작국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서울해금앙상블 ‘해금의 세계’(3월 12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공연은 솔리스트가 아닌 앙상블로서 해금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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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은아가 재구성한 ‘개량해금을 위한 민요산책’은 1960년대 이후 시도되었던 다양한 개량해금을 한자리에 모아 비교한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해금 창작음악이 활성화되며 해금의 음역을 확장시키고 음향을 증폭시키기 위해 현의 굵기, 울림통의 크기를 달리하는 악기를 개발했다. 다양한 음색의 구현을 위해 현과 통의 수를 늘리거나 울림통의 재질 변경, 받침대를 활용한 것을 한자리에 모아 개량악기의 연주를 비교한 것이다. 이는 사장될뻔한 악기 개량의 성과를 공유하며 창작음악계에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국립국악원을 중심으로 국악기 개량을 위한 다양한 작업과 시도들이 상당 기간 진행되어 왔다. 그럼에도 개량악기의 보급이 더딘 것은 전통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태도와 더불어 개량악기를 수용할 수 있는 음악, 즉 창작 작품들이 부족한 점도 문제였다. 이번 공연을 기점으로 개량악기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창작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연주에는 해금계의 원로들뿐만 아니라 각 대학과 연주단체에서 해금을 연주하는 1·2세대 창작음악 연주자들과 많은 해금 전공자들이 함께했다. 공감으로 응원하는 흥겨운 해금축제의 장이었다. 전통은 단지 과거의 계승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당대적 감수성을 수용해 다양하게 변화 발전하며 미래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실험적 자세와 도전정신을 담은 창작음악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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