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25일 “해인사 스님 30여명이 거액을 걸고 윷판을 벌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비대위는 “선원에서 A스님의 주도 하에 어른 스님들이 각 100만원씩 각출해 지난 음력 섣달 그믐날(양력 1월 21일)에 1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걸고 윷놀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A스님을 산문출송(살인이나 음행 등 중대 범죄를 저지른 승려를 절에서 쫓아냄)하고 호법부는 책임자를 즉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또 “대중의 자숙을 감독해야 하는 방장스님이 앞장서서 사행심을 조장했다”며 방장스님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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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인사는 도덕적 해이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먼저 현응 주지스님의 성추문이 폭로됐다. 현응스님은 지난해 12월 모 비구니 스님과 승복을 벗고 사복 차림으로 숙박업소에서 만났다는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불교계에 따르면 현응스님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미투’ 폭로한 여성 B씨는 현응스님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넘겨진 재판의 결심공판에서 이 장면이 담긴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현응스님은 성추문 의혹 직후 아무런 해명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잠적했다. 현재 현응스님은 해인사로부터 산문출송을 당한 상태다. 조계종 호법원이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새 주지를 뽑는 과정에서 승려들간 몸싸움도 발생했다.
해인사 전 주지스님과 방장 수행비서 스님이 지난해 12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골프 치는 걸 본 사실도 폭로됐다. 특히 12월은 스님들이 외출을 삼가고 수행에 전념하는 동안거 기간이란 점에서 불교계 안팎에서 지탄받았다.
‘조계종단 개혁’을 외쳐온 허정스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해인사 주지 성추문 사건에 대한 국민의 충격은 꽤 오래갈 것 같다”며 “현응스님은 94년 종단 개혁의 핵심인물로 조계종 교육원장으로서 10년간 출가자를 지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해인사는 참회문을 내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해인사는 “모든 종도와 국민 앞에 진심으로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참회문을 올린다”면서 “실추된 승풍 회복을 위해 동안거 해제일까지 참회 기도를 통해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자세로 수행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