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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최초로 대통령제를 채택한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의회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선출한다.
다만 미국과 국내 의회 상황은 전혀 다르게 운용된다. 미국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총체이자 입법부 기능을 하는 국회 여야가 원내정당화에 기초한 협치를 통해 대통령이 소속된 행정부를 견제한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집권여당과 정부·대통령실, 즉 당·정·대 일체가 원팀이 돼 국정 운영을 한다. 제1야당을 견제하는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얘기다.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 비대위가 운영되는 사례를 거의 찾기 힘든 이유다.
총리가 최고책임자인 의원내각제 형태로 운영 중인 영국, 덴마크,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 유럽국가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도 의회 중심주의에 입각해 정부가 조직돼 있다. 이 때문에 당원과 지지자들이 선택한 당 지도부를 대대적으로 교체하고, 비대위를 구성하는 케이스는 찾아볼 수 없다.
또 의원내각제 정부의 경우 국정 운영 능력에 문제가 있거나 국민들이 정부를 지지하지 않게 된 경우 정부 교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의회가 언제든지 내각에 대한 신임을 철회(내각불신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정치 시스템을 당·정·대 일체의 내각제 형태가 아니라 삼권분립의 대통령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적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이벤트인 선거 패배뿐만 아니라 행정부 교체에 따른 당내 주류가 바뀔 때마다 비대위가 들어서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당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중앙집권적 정당 운영을 지양하고, 의원 개개인의 의사나 권한을 중시할 수 있도록 정당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