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덕에…외식비 줄이고, 투자 늘리고

황병서 기자I 2022.01.17 06:00:00

신한은행, ‘버킷리스트’ 통한 목표 달성 제시
우리은행, ‘1.0~0.6점’으로 소비 분석 선봬
하나은행, ‘하나합’ 자산 리포트 매주 제공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아끼고 절약하는 당신을 칭찬해요.” “30대 평균보다 페이송금 소비가 많아요.” “12월에는 페이송금 관련 소비가 가장 많았어요.”

5년 차 직장인 A씨(남·33)는 최근 개인 비서가 생겼다. 이 개인 비서는 매달 소비패턴을 분석해 어느 항목에서 많은 돈이 나갔는지를 체크해준다. 월별 수입과 소비 금액을 분석 비교한 ‘과소비 지수’를 만들어 1.0 이상이면 재정적 파탄 상태, 0.7이상이면 과소비 우려형, 0.6이상이면 적정 소비형, 0.6미만이면 근검 절약형 식으로 나눠 알려주는 아주 똑똑한 비서다. 다만 이 개인비서는 오프라인 상이 아닌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으로만 활동한다. 바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다. A씨가 이 비서를 고용하기 위해 한 일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는 한 시중은행의 앱에 들어가 내가 지닌 금융정보를 한 데 모아 보겠다는 ‘개인신용정보전송요구권’을 행사한 것 뿐이다.

◇‘내 손 안의 금융비서’ 5일 본격 시작…“흩어진 정보 한 데 모아”

‘내 손 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시대가 지난 5일 본격 개막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동안 예·적금 계좌 잔액, 주식 보유 수량, 보험 가입 현황, 카드 청구 금액, 통신료 납부 내역 등을 확인하려면 해당 금융사 앱을 각각 켜서 확인해야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특정 앱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2월 시범사업을 끝내고 이달 5일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회사는 은행(10곳), 카드(6곳), 증권(4곳), 핀테크(10곳) 등 33곳이다. 마이데이터는 기존 스크래핑(출력화면 긁어오기)이 아니라 API기반(시스템 직접 접속)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층 강화된 보완성과 로딩 속도를 제공한다. 기존 공동인증서가 아니라 네이버 등 사설인증서를 통해서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A씨처럼 앱 하나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알뜰족들에게는 솔깃한 상황이다. 더구나 은행을 포함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타사와의 차별화를 내세우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플랫폼의 특성상 한 번 고객으로 자리잡을 경우 다른 곳으로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는 ‘락인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하나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이미지=캡처)
◇“소비 분석부터 목표 챌린지 설정까지”…자산관리 서비스 선봬

신한은행은 ‘버킷리스트 등록하기’를 통해 여행, 자동차구입, 주택구입, 교육, 여유자금 등의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연결해주는 방식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예컨대 자동차구입을 누르면 세단, SUV, 스포츠카, 경차 등의 차종과 함께 모델을 고르게 유도한다. 이후 가격과 함께 목표기간을 설정하면 “단기투자전략으로 3년 이내의 단기 목적에 적합하며, 적금 또는 채권형 펀드 상품 중 목표 달성에 가장 유리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합니다”와 같은 진단을 제공한다. 이어 신한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금융상품으로 연결해 가입도 바로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은행은 ‘소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소비 지수를 4단계로 구분해 1.0 이상이면 재정적 파탄상태, 0.7이상이면 과소비 우려형, 0.6 이상이면 적정 소비형, 0.6미만이면 근검절약형 식으로 알려준다. 과소비 지수는 이용자의 월별 수입과 소비 금액을 분석 비교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토대로 성별, 연령대, 결혼여부, 자녀수 등을 체크해 소비그룹을 선택한 뒤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가령 “30대 평균보다 페이송금 소비가 많아요”와 같은 문구를 보여준다. 해당 월에 어떤 소비가 많았는지도 항목으로 나눠 보여준다.

하나은행도 그룹 마이데이터 브랜드인 ‘하나 합’을 통해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던 각종 자산관리 컨설팅을 가입자에게 제공한다. 연결된 계좌, 투자, IRP,대출의 주별 자산 변동을 분석해 알려주는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다. 리포트는 매주 월요일 발간된다. 입출금, 예·적금, 외화, 증권 등에 투자한 자금을 전주대비와 비교해 증감을 보여준다. 여기에 ‘여유자금이 10만원 이상이시네요. 적금을 가입해보세요.’와 같은 문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를 출시하면서 ‘목표챌린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나의 자산과 지출내역을 분석, 진단해 개인화된 목표를 제안하고 내가 목표한 금액까지 도달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배달음식 줄이기, 한달 예산으로 살기, 택시 탈 때마다 자동저축하기 등 흥미로운 챌린지도 제공한다. 특히 목표챌리지와 연계한 전용상품 ‘My 저금통’을 통해 비교 그룹이 나와 비교해 얼마나 더 많이 저축하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NH농협은행은 연말정산컨설팅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 연말정산컨설팅은 연중 어느 때나 연말정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액을 예측하고 소득수준, 금융거래 성향을 고려해 절세 방법을 제시한다. 이 밖에 내차관리는 범칙금·과태료 납부와 미납통행료, 중고차 시세조회를 할 수 있다. 맞춤정부혜택은 가족 구성원 특성에 맞는 정부·지자체의 혜택을 추천하고 안내해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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