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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의 이게머니]넉 달만에 줄어든 車생산…반도체 기근 길어질라

최정희 기자I 2021.09.16 07:11:00

7월 자동차 생산 전월비·전년동월비 감소
동남아 코로나 확산에..IHS마킷 "내년 2분기까지도 반도체 부족"
현대차 아산공장, ''반도체 부족''으로 석 달 만에 공장 문 닫아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이 넉 달 만에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쯤엔 풀릴 것으로 기대했던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005380) 아산공장이 석 달 만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문을 닫는 등 하반기에도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자동차 업황 심리가 석 달 만에 꺾였다.

(출처: 통계청)
◇ 반도체 공장 집결한 ‘말레이시아’ 코로나가 문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은 7월 전년동월비 3.4% 감소했다. 지난 3월 0.6% 감소한 이후 석 달 연속 20%대 증가율을 보였으나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월비로도 3.9% 감소,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7월 13일부터 8월 8일까지 생산라인 교체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 자동차 생산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소나타, 그랜저 등을 생산했는데 내년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4주간의 설비공사를 진행했다.

생산라인 교체 등으로 인한 공장 중단은 일시적인 요인에 그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이 동남아 델타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확산에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산공장은 이달 9일부터 13일까지, 15일부터 17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아산공장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을 이유로 문을 닫는 것은 6월 이후 석 달 만이다.

당초 시장에선 올 하반기께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6월 IHS마킷의 전망을 인용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 차질 규모가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이런 전망이 흐트러졌다. IHS마킷은 동남아 코로나19 확산에 8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안정화되는 시점을 내년 2분기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IHS마킷은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이 750만~840만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9년 연간 생산의 8.4~9.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독일의 최대 자동차 반도체 회사인 인피니언테크놀로지,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네덜란드 NXP 등의 공장이 말레이시아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공장을 폐쇄해야 했다. 그로 인해 현대차를 비롯한 일본 도요타, 미국 포트 자동차 등에서 공장 중단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차량용 반도체 리드타임(발주에서 납품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올 1월중에는 13.1주 걸렸으나 7월중에는 20.2주로 크게 느려졌다고 밝혔다. 한은은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미국 텍사스 한파, 일본 공장(르네사스) 화재, 대만 가뭄 등 자연재해에 따른 주요 차량용 반도체 공장의 가동 축소가 수급불균형 요인으로 작용했고 최근에는 반도체 생산 후공정(패키징 및 테스트)의 주요 생산기지인 동남아 지역에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반도체 등 자동차 부품 생산의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 수출, 전월비로는 26% 감소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 수출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자동차 수출의 경우 8월 30억3200만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단 16.9% 증가했으나 전월(41억300만달러) 대비로는 26.1%나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자동차 업체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동차 업황 심리지수는 8월 84로 전월보다 8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석 달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과 생산, 가동률 관련 심리지수는 2~3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아산 공장이 8월, 9월에도 가동을 중단한 만큼 자동차 생산이 당분간은 감소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우리나라에 아산공장, 울산공장 두 곳을 갖고 있으며 아산공장은 전체 매출액의 6.8%를 차지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이 일시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현대차 등에서도 주문과 생산 등에서 수급을 조절해가고 있다”며 “그러다 안 되면 공장 가동을 며칠 쉬고 그러다 재개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동남아 코로나19 확산이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할 가장 중요한 열쇠다. 반도체 무역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월말 하루 2만명을 훌쩍 넘어선 후 이달 중순 1만6000명대로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백신접종률은 1차 기준으로 67%를 넘어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변이 확산 등에 사망자 수는 일일 400명이 넘는 등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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