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우리의 갈 길에 대해 이데일리가 8회에 걸쳐 격주로 연재했습니다. 릴레이 기고의 마지막 주자인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부원장이 망망대해를 향해 닻을 올리는이 시점, 잊어서는 안 되는 나침반이 무엇인지를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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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야말LNG(액화천연가스)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아틱LNG2 사업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더 나아가 아틱LNG1, 오비LNG, 아틱LNG3 사업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규모의 LNG 개발을 추진하면서 유럽과 동아시아에 대한 에너지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사업들은 LNG 액화설비와 선박건조, 북극항로 운항, 인프라 건설 등 관련 산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은 북극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알래스카의 군사적 역할을 확대해 가기로 했고 더 나아가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북극 국가들과 군사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북극 내 군사활동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빙상 실크로드를 통해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한다.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야생불은 올해만 이미 420만헥타르(ha)를 넘는 동토층을 태웠다. 우리나라 전체 경지면적의 2.7배에 해당하고 3000여㎞ 떨어진 북극점까지 사상 처음으로 연기가 도달했다고 한다. 또 아틱포탈(Arctic Portal)에 따르면 그린란드에서 지난 7월27일 하루에만 약 94억톤(t)의 빙하가 녹아내렸으며, 이는 소양강댐 최대저수량의 3배가 넘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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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북극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룰 범정부 북극전략이 필요하다. 북극의 다양한 정치·경제·자연환경은 여러 정책을 상호모순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월 제정된 극지활동진흥법을 통해 정밀하고 균형 잡힌 북극 국가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과학기반의 지속가능한 접근 전략이 요구된다. 환경에 대한 위협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이를 관측, 예측할 수 있는 과학역량은 신뢰받는 파트너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건조가 확정된 제2 쇄빙연구선뿐만 아니라 북극과학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책임있는 친환경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차별화된 최첨단 친환경기술은 안전한 북극이용을 담보할 수 있고, 이는 우리를 북극의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다. 앞선 북극 국가들과 과감한 기술협력을 추진할 필요성이 여기 있다.
마지막으로 북극이사회, 북극서클, 북극프론티어, 북극협력주간 등 다양한 대화의 틀을 통해 우리의 노력을 공유하고 협력의 깊이를 더해가야 한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우리나라는 비북극국가 중에서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북극협력이 가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오로라와 희귀동식물이 가득하고 막대한 자원이 있지만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3배 이상 빠른 기온상승을 겪고 있는 북극은, 그 변화를 중위도를 비롯한 지구 전체로 되돌려주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국제사회는 더이상 북극 기후시스템이 오작동되지 않도록 북극 활동에 대해 ‘제로 임팩트’를 요구하게 될 것이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북극 비즈니스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정밀한 국가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역량을 통해 파란북극이 제공하는 기회와 도전을 선도하는 리더국가를 그려본다.
○지금까지 ‘파란북극 시리즈’에 참여해주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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