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전 마포구민체육센터 3층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만난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텅 빈 백신 접종실을 바라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타 자치구에 비해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 충분한 양질의 의료 인력, 타 기관과 유기적인 통합 시스템 등을 잘 갖추고 있지만 센터 내 접수창구에서부터 예진실, 접종실, 대기실(접종 관찰실)에는 빈 의자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확진자가 최정점기에 비해 다소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정부에서 지정한 접종 대상 연령대가 많지 않다는 게 유 구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접종센터가 꽉 찰 때는 하루 900~1000명이 다녀갔는데 최근 백신 접종 대상자 자체가 줄어 오늘은 예약자가 400여명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으려면 정부가 충분한 물량을 조기에 풀어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자율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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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민방위복 차림으로 현장구청장실을 방문한 유 구청장은 센터를 둘러보며 의료진과 접종을 받으러 온 구민들과 수차례 인사를 하며 불편사항이 없는지 살폈다. 익숙한 듯 화이자 백신이 보관된 냉동고가 있는 컨테이너를 찾아 “(예전과 달리)요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주 안 와서 좋죠”라며 의료진에게 농담이 섞인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현재 마포구 구민 중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인원은 10만5919명. 2차 접종 인원은 4만2747명이다. 이는 관내 접종 대상자의 각각 85%, 34%에 해당하는 수치다.유 구청장은 오는 9월 말까지 구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구청장은 “관내 107개소의 위탁의료기관과 2곳의 예방접종센터를 풀가동하면 하루에 1만6000여명 정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최대한 접종률을 끌어올려 집단면역을 형성한 후 10월 중에는 코로나가 해방된 지자체가 됐음을 선포하고, 과거와 같이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를 반드시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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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는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며 거동이 불편한 한 어르신이 ‘휠체어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자 즉각 휠체어를 추가 비치하고 장애인 이동 통로 확장 및 접종자 대기실 의자 간격 조정 등 조치를 취했다. 또 접종센터를 방문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구민 대상 무료셔틀 버스를 마련하고, 비가 오는 날 센터 내부로 들어오는 외부 이동 동선에 무리가 없도록 천막을 치는 세밀한 행정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한 외국인 접종자가 접종센터의 친절하고 편리한 서비스에 감동해 접종 후 본인도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도 현장구청장실을 들린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구민과 쌍방향 소통…안전시스템·복지안정망 확충
사실상 현장구청장실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소통창구는 ‘마포1번가 정책소통시스템’이다. 유 구청장이 구민과 쌍방향 소통행정을 위해 만든 마포1번가를 통해 지난 3년간 쏟아진 의견만 1600여건이 넘는다.
예컨대 겨울철 바람 가림막 쉼터를 제안한 의견으로 탄생한 버스정류장 ‘온기나루’ 설치, 폐지 수집을 하는 어르신을 배려하는 ‘안전경량 손수레’, 확진자 정보를 SNS상에서 삭제하는 ‘코로나19 인터넷 방역단’ 등은 모두 구민이 제안해 추진한 사업이다.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이 제도는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대상,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대상’ 본상 등 외부평가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배려하기 위해 현재 구청과 백신 예방접종센터에도 우체통 모양의 ‘무엇이든 제안 창구’를 설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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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굵직한 사업도 순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마포유수지 한류공연관광 콤플렉스 조성, 서울복합화력발전소 내 주민편익시설 건립, 마포출판인쇄 스마트 앵커 조성, 7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경의선 선형의 숲 3단계 조성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사업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재난의 결과가 모두에게 균등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고 재난 이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력이 중요하는 것을 깨달았다”며 “ 사회적 재난 속에서 행정 기능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멈춤 없는 돌봄이 가능한 복지안전망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