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온라인→메타버스…모델하우스가 진화한다

황현규 기자I 2021.07.23 05:30:11

[모델하우스의 진화]①이젠 사이버가 대세
사이버 모델하우스, 오프라인 비용 대비 10분의 1
코로나19로 사이버 모델하우스 ‘필수’로 자리
실물 없이 평면도로 3D구현하는 방식까지
메타버스까지 도입…“신성장 동력될 것”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지난달 경기도 오산에서 분양한 더샵 오산엘리포레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3일간 총 12만명의 이용객을 방문했다. 오프라인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통상 2만~3만명에 그치는 것과 비교해 약 6배나 많은 방문객이다. 실제 이 단지는 오산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10.67대1)을 기록, 성공리에 분양을 끝마쳤다. 분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모델하우스 관람이 어려워지면서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며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보다 가성비가 좋은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아마 계속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가 진화하고 있다. 번호표를 뽑고 방문해야 했던 오프라인 모델하우스에서 벗어나 집에서 관람할 수 있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업계 정석’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아가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아닌 메타버스 모델하우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모델하우스의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표현과 연관 없음 (사진=이데일리DB)
◇실물 모델하우스는 비용만 20억…가성비 좋은 사이버가 대세

21일 업계에 따르면 7월 분양에 나선 전국 아파트 24곳 중 모두 사업장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사실상 ‘필수’로 자리잡은 셈이다.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인터넷으로 단지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 타입별 인테리어와 조경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코로나19로 직접 관람이 어려워지자 분양업계는 서둘러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개관했다.

업계는 평균적으로 사이버 모델하우스의 방문객을 하루 기준 5만명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통상 모집공고부터 청약접수 때까지 10일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약 50만명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셈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모든 분양이 이젠 사이버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방문객 수 뿐만 아니라 ‘가성비’ 좋은 분양 전략으로 통한다. 대형건설사 추산에 따르면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비용은 최대 20억원에 달한다. 실물 모델하우스 설치 비용은 대략 10억원. 그 외에 하루 운영 비용은 통상 1억원으로 추산된다. 상담사 인건비와 장소 대여비, 관리비, 경품비용까지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입주자 모집공고부터 실제 분양이 이뤄지기까지 통상 10일간 모델하우스가 운영된다고 가정하면 약 20억원의 비용이 나온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기존 실물 모델하우스를 영상으로 촬영해 홈페이지고 개제하는 방식”이라며 “실물 모델하우스 설치비용 10억원 외에 별다른 관리비가 안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방문객 수를 확 늘릴 수 있다 보니 가성비가 높다”고 덧붙였다.

직방이 구현한 3D모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직방 제공)
◇가상공간에서 모델하우스 관람부터 분양 상담까지

심지어 최근에는 실물 모델하우스를 촬영해 사이버에 올리는 방식을 넘어 아예 평면도만을 가지고 3D(3차원)로 구현하는 방식도 나오고 있다. 아예 실물 모델하우스를 설치하지 않고도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만드는 방식으로 ‘only 3D’로 불린다. 실물 모델하우스를 설치하는 비용까지 절감되면서 가성비가 더 높아지는 셈이다.

직방이 지난해 5월 구현한 DMC리버시티자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직방은 해당 단지의 실물 모델하우스를 건립하지 않고 오로지 평면도를 기초로 3D모델하우스를 만들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사이버모델하우스를 구축할 시 총 비용이 약 1억~2억원 내외로, 오프라인 방식보다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어든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개발자 부족 등의 문제로 모델하우스없이 ‘only 3D’ 방식으로 구현하는 방식은 모델하우스가 상용화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그러나 이같은 방식의 모델하우스 사업은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심지어 일부 건설사는 only 3D방식에서 나아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모델하우스까지 준비 중이다. 롯데건설은 메타버스 모델하우스 구축을 준비 중이다. 단순히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오픈 방식을 벗어나 가상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수분양자들이 입장해 모델하우스를 구경하는 방식이다. 이곳에서 상담은 물론 다른 단지의 모델하우스까지 한번에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앞으로 건설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는 “롯데건설이 건설업계에서 메타버스를 선도적으로 도입하게 됐다”며 3D와 VR 등 프롭테크 기술을 활용해 언택트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와 고객 니즈를 반영해 지속 가능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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