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최근 인스타그램에서는 AR(증강현실) 필터를 활용한 각종 챌린지와 숏폼 동영상 만들기가 인기다. 다들 사용은 하면서도 ‘내가 쓰는 AR 필터는 누가 만든 걸까?’하고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을 터.
스타벅스, 현대카드, 아모레퍼시픽, 비비큐, 서브웨이 등 유명 브랜드의 신제품 체험 및 챌린지, 필터를 제작해 화제를 일으킨 스튜디오는 뜻밖에 설립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 ‘위에이알’이라는 곳이다. 국내에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는 여러 군데 있지만, AR만 전문으로 하는 곳은 위에이알뿐이다.
AR 기술로 인스타그램 전용 신제품 체험과 광고, 챌린지 이벤트, 필터 제공 등을 하고 있는 AR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위에이알의 김찬희(30·남) 대표와 석룻(28·여) 팀장, 정산하(27·여) 사원을 만나 위에이알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 들어봤다.
김찬희 대표 “현재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브랜드 협업 필터를 주로 제작해 공급 중인데요. 개발자가 90%인 다른 콘텐츠 제작사와 달리 저희는 디자이너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광고 에이전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기획과 디자이너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백문이 불여일견. 위에이알이 제작해 화제가 됐던 몇몇 AR 콘텐츠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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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룻 팀장 “대표님이 그때 당시 사람인을 엄청 보셨어요. 그러다 산하님의 포트폴리오를 보더니 소리를 질렀어요. 3D 모델링 해놓은 디지몬이 디지몬 광팬인 대표님의 마음을 흔들었다죠.”
정산하 사원 “저는 3D 디자인 전공자는 아니고 순수미술 전공자인데요. 디지몬뿐만 아니라 포켓몬을 좋아해서 AR 게임 ‘포켓몬 고’를 엄청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AR 회사라고 하니 관심이 갔고, 홈페이지를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들을 보니 엄청 재밌어 보였어요.”
재밌어 보인다고 할 수 있는, 쉬운 일처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김 대표와 정 사원 모두 ‘누구나 가능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김찬희 대표 “회사 안에 좋은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대기업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없을지 몰라도 저희는 달라요. 아이디어가 있으면 기획으로, 디자인 센스가 있으면 디자이너로 해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 드립니다.”
정산하 사원 “맞아요. 저도 처음엔 많이 헤맸는데, 이제는 스스로 프로젝트를 책임질 만큼 실력이 늘었어요. 심지어 대표님께서 AR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게 교육비도 지원해주세요.”
위에이알에서 AR 역량을 키운 정 사원은 이제 갤러리 관장을 역임한다고 한다. 피카소의 ‘우는 여인’처럼 유명한 그림 작품을 AR 콘텐츠로 구현해 ‘태그’라는 AR 갤러리를 준비 중이다. AR 갤러리는 실감 나게 그림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큐레이터 역할과 그림의 스토리까지 콘텐츠화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산하 사원 “태그는 입사 후 가장 자랑스러운 프로젝트에요. 제가 주도해서 책임지고 한 일이기도 하고, 원래 관심사인 미술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보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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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이알이 하는 일은 어느 정도 알게 됐으니 매출과 투자 현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찬희 대표 “지난해만 벌써 20~30개 기업과 협업해 AR 콘텐츠를 제공했습니다. 올해 목표 매출은 20억원입니다. 감사하게도 초기부터 투자 제의는 많았지만, 아직 이르다고 판단해서 받지 않았어요. 자체적으로 목표한 수치를 달성하고 나면, 3~5년 내 AR 글래스에 들어갈 커머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그때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보고 싶습니다.”
올해는 경영지원 업무를 김 대표가 모두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회계를 담당할 직원을 비롯해 5~6명의 디자이너 및 개발자를 추가 채용할 목표다.
김찬희 대표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도 이곳에 오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많은 전통산업이 포화상태인데, AR은 무조건 미래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와 함께 AR산업에 몸을 담그시길 강력히 추천해 드리고요, 심지어 꼭 우리가 아니어도 능력 있는 분들이 AR산업에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석룻 팀장 “우리는 지금이 AR산업의 가장 저점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놀아보고 싶은 분들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