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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세대교체·순혈주의 파괴…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공고화

이소현 기자I 2018.12.13 05:00:00

수석부회장 취임 3개월
고강도 쇄신인사 단행

정의선 현대차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고강도 쇄신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실적 악화로 위기에 빠진 현대차그룹을 구하기 위해 안정 대신 변화를 택한 것이다.

그룹의 성장을 주도했던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2선으로 물리고 ‘정의선의 사람들’로 새 진용을 꾸렸다. 그룹의 의사결정 체계가 정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12일 현대·기아차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사장단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평소 CEO 인사를 수시로 진행한 현대차그룹은 이달 정기 인사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지배구조 개편, 신사옥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설, 미래차 경쟁력 강화 등 그룹의 과제 해결을 통해 ‘정의선 체제’를 가속하기 위해서다.

정몽구 회장이 표방해 온 ‘품질경영’을 주도한 CEO들이 그룹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그룹의 기획·전략을 총괄했던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분야 쌍두마차인 양웅철 연구개발담당 부회장과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은 고문으로 위촉했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대로템으로 이동했으며,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아래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고 부회장 5인이 보좌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영입을 주도했거나 미래차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임자는 전진 배치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R&D 수장에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판단으로 BMW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앉힌 건 이번이 처음으로 순혈주의를 깬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출신인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도 영입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시켜 스마트시티·모빌리티·로봇·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과제 추진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로 재편되면서 세대교체도 이뤘다.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50대 인사를 포진시켜 그룹의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혁신을 꾀했다. 현대로템의 이건용 부사장을 비롯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현대오트론의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부사장 등은 모두 50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며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12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임명된 김용환(위 왼쪽부터 시계방향)현대제철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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