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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어디서 봤다’면 반은 성공한 거다. 러시아 모스크바 성바실리성당이다.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간다면 눈썰미 ‘갑’이라 할 만하다. 게임 ‘테트리스’의 첫 화면이다. 1984년 소련의 스물아홉 살 컴퓨터프로그래머가 개발했다는 게임.
그 전경이 컴퓨터그래픽을 입고 디지털프린트에 뽑혀 ‘작품’이 됐다. 사진작가 이중근(45)의 ‘테트리스’(2017)다.
섬유미술을 했던 작가는 이젠 디지털방식으로 비슷한 작업을 한다. 패턴조형을 가져다가 디지털상에서 자르고 오리고 붙이는 일이다.
최근에는 패턴 대신 신전을 세웠다. 종교건축물을 조각내 촬영한 뒤 역시 디지털상에서 하나씩 모으고 붙여 회화 같은 작품을 만드는 일이다. 세상에 있는 듯 없는 듯 오묘한 성전은 거대한 퍼즐로 탄생했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아트파크서 여는 개인전 ‘세렌디피티’에서 볼 수 있다. 나무프레임에 디지털프린트. 185×180㎝. 작가 소장. 아트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