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공관병 갑질' 박찬주 대장, 기갑병과 첫 4성 장군서 '피의자' 전락(종합)

김관용 기자I 2017.08.07 05:50:00

주초 軍 수뇌부 인사 가능성, 박 대장 전역 유력
軍 검찰, 주말에도 박 대장 부부 수사 박차
독일 유학한 이른바 ''독사파'', 김관진 라인 평가
기갑병과 최초 4성 장군, 각종 논란에 비판사기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공관병에 대한 ‘갑질’ 혐의로 형사 입건된 박찬주 육군 대장 부부에 대한 군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주 초로 예정된 군 수뇌부 인사에서 박 대장의 전역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이 되면 민간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

◇박 대장, 내주 초 전역 가능성…軍 수사 속도

군 관계자는 6일 “군 검찰의 수사 기간이 촉박한 상황이라 인력을 집중해 전방위적으로 수사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군 검찰이 박 대장을 8일 소환해 공관병에 대한 부당 대우 의혹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장은 서울 용산 국방부 부속건물에 있는 국방부 검찰단에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군 검찰은 이에 앞서 7일에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박 대장의 부인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군 검찰은 박 대장 의혹에 관한 국방부 중간 감사결과가 나온 지난 4일 그를 직권 남용과 강압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군 검사 등 30여명의 수사 인력은 주말에도 대구에 있는 제2작전사령부 뿐 아니라 박 대장이 근무했던 육군본부 및 7군단 등에 대한 현장조사와 증거물 확보 등의 수사를 진행했다. 군 검찰은 군 수뇌부 인사 이전에 박 대장 부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이후 박 대장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장은 현재 군 서열상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3위다. 박 대장보다 상관이 3인 이상 있어야 징계위원회를 열 수 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박 대장을 형사 입건해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 대장은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지만 군 당국은 그에 대한 감사와 수사를 위해 이를 수리하지 않은 상태다. 박 대장이 만약 집행 유예 이상의 실형 선고를 받게 되면 연금이 절반으로 깎이는 불이익을 받는다.

박 대장 부부의 갑질 의혹을 처음 제기한 군인권센터는 이날 “군 검찰이 사실상 수사를 포기했다”면서 “국방부 검찰단은 박찬주 사령관과 사령관 부인에 대해 긴급체포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검찰 수사관들이 2작전사령부를 방문했지만 영장을 갖고 가지 않아 사실상 시간 끌기를 했다는 의혹이다.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이 지난 2015년 청와대에서 열린 대장급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삼정도에 수치(綬幟)를 받은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갑전에 능한 장군, 각종 논란으로 구설수 오르기도

박 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육사 37기 동기다. 1981년 기갑 장교로 임관한 그는 독일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독일 육사에서 연수·유학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육사28기) 중심의 이른바 ‘독사파’(獨士派)로 알려져 있다.

박 대장은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준장 진급에 성공한 이후 이상희 국방부장관 시절 장관 군사보좌관을 지냈다. 김관진 전 실장은 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 박 대장에게 합동참모본부 상부지휘구조개편추진단장을 맡겼다. 군 상부지휘구조개편은 당시 김관진 장관이 밀어붙힌 국방개혁안이었다. 박 대장은 이후 제7기계화군단장을 거쳐 2015년 대장 진급했다. 기갑전에 능한 장군으로 평가받으며 기갑병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4성 장군에 오른 것이다.

특히 2011년 그가 26사단장으로 근무할 당시 군 매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자신의 직속상관이었던 군단장을 비판할 수 있었던 것도 김관진 전 실장의 ‘후광’ 때문에 가능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박 대장은 당시 ‘헬리콥터 신드롬’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상급 지휘관이 예하 부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참견하는 것을 헬리콥터 신드롬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간섭보다 방임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박 대장은 지난 2015년 9월 천안의 모교 방문시 헬기를 타고 운동장까지 이동해 ‘금의환향 퍼포먼스’라는 비판을 샀다. 헬기 착륙 시 흙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운동장에 물을 뿌리기 위해 작전물자인 인근 부대 살수차까지 동원했다. 또한 지난 해 교회 간증에서 군 장병들에게 종교활동 시 지급하는 ‘초코파이’를 통해 국민 3700만명을 전도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 역시 지난 해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직접 박 대장을 불러 주의하라고 경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병 갑질 논란

- 전자팔찌 차고 텃밭 가꾼 공관병들…국방부 "개선방안 마련" - 송영무 "공관병 갑질 사건, 국방장관으로서 깊이 사과" - 국방부 “공관병 전수조사, 불합리 지시·기본권 보장 미흡 사례 있어”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