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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사명 바꾼 SKC하이테크 "필름사업도 새먹거리 찾기 초점"

남궁민관 기자I 2017.07.17 06:00:00

SKC 100% 자회사로 새 출발, 신사업 박차
라인당 직원 단 한명…비산방지필름 기술 앞장
전기차용 배터리 파우치 테스팅도 한창

충남 천안에 위치한 SKC하이테크앤마케팅 공장 전경.SKS하이테크앤마케팅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로 시작하던 비디오테이프를 기억하십니까.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이 비디오테이프를 생산하던 대표적 기업 SKC가 LCD디스플레이 소재기업을 거쳐 다시 한번 새롭게 변화합니다.”

지난 13일 충남 천안 SKC하이테크앤마케팅 공장에서 만난 이민재 마케팅부문 팀장은 사업 소개에 앞서 이같이 운을 뗐다.

SKC하이테크앤마케팅는 변화의 역사를 거듭해 온 기업이다. 1979년 선경화학 천안공장으로 시작해 비디오테이프 등 사업을 펼쳐오다가 1997년 LCD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2007년 10월 롬앤하스 합작회사 SKC하스로 창립되며 사업을 이어오다가 지난 1일 SKC 지분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SKC하이테크앤마케팅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이날 공장투어 역시 새로운 사명 아래 새롭게 펼치고 있는 고부가 필름·소재 사업 소개에 집중됐다. 이 팀장은 “2021년까지 매출액 1조, 영업이익 1500억원, 주요 제품 시장점유율 1위가 목표”라며 “이같은 목표 매출액 가운데 SKC와 신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18%, 자체 신사업이 3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약 19만8429㎡(5만7000평)에 이르는 공장부지에 위치한 크고 작은 30동의 각 공장에서는 이날 역시 신사업 발굴을 위한 근무자들의 발길이 분주했다.

고영석 기능필름생산팀장이 기능필름 생산공정을 설명하고 있다.SKC하이테크앤마케팅 제공
먼저 기능성필름 라인에서는 모바일용 비산방지필름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비산방지필름이란 스마트폰 전후면에 탑재되는 보호유리가 깨질 경우 유리조각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국내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전후면 보호유리에 코랄블루, 골드핑크 등 여러 색상을 입힌 디자인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 역시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의 비산방지필름 응용기술을 적용한 제품이기도 하다.

단 하나의 먼지도 허용되지 않는 생산라인인 만큼 최소한의 인력과 최첨단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고영석 기능필름생산팀장은 “필름을 풀어주는 곳부터 감는 곳까지 총 120미터인데 이를 관리하는 오퍼레이터는 단 한명”이라며 “대신 0.05㎜ 정도의 먼지까지 잡아내는 카메라가 한 라인 당 총 10대가 설치돼 화상으로 오퍼레이터에게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비산방지필름의 성과는 돋보적이다. SKC하이테크앤마케팅는 전세계 비산방지필름 점유율 64%를 차지하고 있다. 고 팀장은 “현재 협업을 진행 중인 국내 S사를 비롯해 다른 주요 업체인 L사와 글로벌 업체인 A사 역시 우리 제품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성필름 라인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ERM(Extrusion Roll Molding) 공장 역시 신사업 테스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ERM은 압출공정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가진 필름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앞서서는 LCD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프리즘과 도광판(라이트가이드 필름) 등을 생산해왔다. 최근에는 탈 디스플레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용 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송동욱 ERM 기술팀 엔지니어는 “최근 사명을 과감하게 바꾸면서 기존 필름 사업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해당 라인에서는 최근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 커버인 알루미늄 파우치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인증기간이 3년 걸리는데 샘플을 보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은 기존 파우치가 PP, 알루PP, 알루미늄 호일, 나일론, PET를 각각 쌓아올려 코팅 생산하던 것을, 압출을 통해 한번에 가공한 것이다. 소재별로 각각의 공정을 진행해왔던 것을 단 한번의 공정으로 끝낼 수 있기 때문에 단가 인하 및 불량률 감소 효과가 높다.

송 엔지니어는 “현재 일본 업체가 알루미늄 파우치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2020년 전기자동차 상용화되면 배터리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며, 이를 목표로 사업을 전개 중”이라고 말했다.

SK그룹 내 시너지 창출 역시 기대할 대목이다. 비산방지필름 등 고부가필름 제품들의 경우 모두 SKC의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통해 생산이 진행 중이며, 알루미늄 파우치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협업이 가능하다.

이 팀장은 “SK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소재용 가공소재에도 진출해 기존 사업 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에는 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직원이 원재료인 PET필름의 외관을 점검하고 있다.SKC하이테크앤마케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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