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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위드미가 면세점까지 점포를 확장한 것을 두고, 최근 정용진 부회장이 위기해결의 열쇠로 제시한 ‘노브랜드 등 전문점 사업을 강화하라’는 주문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엔타스면세점 인천항만점에 편의점 위드미와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가 입점했다. 위드미가 면세점 매장에 문을 열기는 이번이 최초다. 엔타스면세점은 일종의 가맹점 형태로 위드미를 운영하게 된다. 매장 규모는 약 10평으로 작다. 다만 생필품 구매를 원하는 중국 관광객 등이 위드미를 찾을 것으로 엔타스면세점은 기대하고 있다.
엔타스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으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면세점에서 팔지 않는 식료품 등을 출국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위드미 입점을 이마트 측에 먼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위드미도 엔타스면세점 측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올해 들어 위드미는 외형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위드미는 2014년 501개, 2015년 1058개, 2016년 1765개, 올해 6월 기준 2123개로 꾸준히 점포수를 늘리고 있다. 다만 아직 ‘존재감’이 작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매장수 비중은 5~6%에 그친다.
위드미가 들고 나온 카드는 ‘다(多)점포화’다. ‘동네’가 아닌 이색장소에 매장을 입점시켜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2월 공항철도 역사 12개점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7개점을 열었다. 지난 4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내 최초로 고객용 편의점 매장인 ‘위드미 마산신세계점’을 입점시켰다. 이번 면세점 내 편의점 역시 이 같은 확장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정용진 부회장의 ‘주문’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2017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정 부회장은 기성 유통채널의 위기를 거론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주문했다. 해결책으로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과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전문점 사업 강화를 당부했다.
위드미 관계자는 “신세계 면세점에 위드미를 입점 시키기에는 매장 콘셉트 차이 탓에 무리가 있었다”며 “반면 엔타스 면세점에서는 충분한 입점 이유가 있었다. 앞으로도 사업성만 검증된다면 다양한 장소로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