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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2.5%. 11.9%. 지금은 믿기 어려운 수치이겠지만 우리나라가 지난 1986~1988년 실제 기록했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다. 이른바 ‘3저(저유가·저금리·원화약세)’ 덕이었다. 그런데 최근 우리 경제에 다시 ‘신 3저’가 찾아왔지만 환호성은 들리지 않고 아우성만 점점 커질 뿐이다. 왜 그럴까. 이데일리가 연초부터 요동치는 우리 경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경계영 김정남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2월 씨티그룹이 국제유가 전망을 내놨을 때 시장은 ‘설마’라는 반응을 내놨다. 국제유가는 이미 배럴당 50달러로 1년 새 반토막 난 상황이었다.
시장의 의구심은 곧 현실이 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미 30달러선이 깨졌다. 주요 투자은행(IB)은 유가 전망치를 더 내려잡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은 20달러대 전망을 내놨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16달러까지, 스탠다드차타드(SC)는 10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유가가 10달러대까지 내려간 적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SC 측은 “시장 참가자가 유가가 너무 빠진 게 아니냐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바닥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원유시장을 균형점으로 돌릴 만한 기본여건(펀더멘털)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는 달러나 주식시장 등 다른 자산시장의 가격 변동에 출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내부 수급만 놓고 봐도 공급과잉이 계속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17일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된 이란은 원유 수출을 재개할 방침이다. 이란은 수주일 내 하루 생산량을 50만배럴로, 연말엔 최대 100만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원자재팀장은 “그간 제재로 투자가 부족해 이란의 증산 속도가 연말 일일 40만배럴, 내년 추가 30만배럴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수급 여건에서는 이 정도 물량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수요가 회복되기에는 세계경제 여건도 만만치 않다. ‘세계의 공장’으로 통하던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대로 주저앉았다. 미국을 제외하면 회복세는 지지부진하다.
이 때문에 ‘3월 위기설’도 나온다. 이란발(發) 원유 증산뿐 아니라 계절적 비수기인 봄이 오면서 정제소는 유지보수에 들어가고, 미국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이는 유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적 지지선인 30달러마저 깨지면서 원자재시장에서는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적 성격의 풋옵션(특정자산을 미래 특정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 거래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