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본격적인 하반기 취업 시즌을 앞두고 취업 준비생들은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느라 여념이 없다. 이력서, 자기소개서와 같은 기본적인 서류 준비는 물론, 채용 조건에 적합한 외국어 점수, 자격증 등 다양한 스펙 쌓기도 필수다. 이와 함께 중요한 면접 통과를 위해서는 외모 관리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목소리’다.
실제로 한 채용 포털 커리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 채용 시 응시자의 목소리가 채용 결정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무려 92.7%가 ‘그렇다’고 답해 목소리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취업 준비생들은 좋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보톡스 시술 또는 목소리 성형과 같은 수술을 받기도 한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목소리가 하나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목소리 시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하며, “비정상적인 목소리는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음성질환의 위험도 높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시술이나 수술을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톡스, 필러 활용해 단 기간내 목소리 개선 가능
보통 목소리는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목소리는 ‘호흡-발성-공명-발음’ 네 가지가 유기적으로 작용하면서 길들여지는 발성습관이 축적되면서 결정된다. 만약 이 네 가지 중 하나만 잘못되어도 비정상적인 목소리를 내게 된다. 지나치게 허스키하고, 거칠거나, 우는 듯 떨리는 목소리, 성별이 바뀐 목소리, 과도한 고음 혹은 저음 등은 비정상적인 목소리로 판단한다.
무엇보다 비정상적인 목소리가 심한 경우, 이는 음성질환일 위험이 높다. 허스키하고 거친 목소리가 과도하면 성대걸절이나 성대폴립일 수 있고, 떨리는 목소리는 성대 근육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연축성. 근긴장성 발성장애일 수 있으며, 성별이 바뀌거나 과도한 고음이나 저음은 변성발성장애일 수 있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목소리를 내는 음성질환의 대부분은 잘못된 발성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1~3개월 정도의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검진을 통해 발성기관의 기능을 검사한 후, 언어치료사를 통해 호흡부터 발음까지의 모든 발성습관을 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중요한 면접을 1~2개월 앞두고 있다면 보톡스나 필러를 활용한 목소리 시술로 단기간 내에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소리 시술, 남용하면 부작용 위험 높아
보톡스나 필러를 활용한 목소리 시술은 비정상적인 목소리를 유발하는 성대근육에 선택적으로 보톡스나 필러를 주입하는 시술로 허스키하거나 떨리는 목소리, 과도한 저음이나 고음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성대 단축술과 같은 수술이 아닌 간단한 시술이라 환자의 부담이 적고, 1~2개월 내에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단 기간 내에 목소리 개선이 필요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그러나 보톡스, 필러를 활용한 목소리 시술은 효과가 일시적이고, 무분별하게 남용할 경우, 성대 근육 위축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시술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임상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적절한 부위, 용량, 방법을 고려해 신중하게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입하는 보톡스 양은 0.1cc 내외여야 하며, 시술 간격은 2~3개월 이상 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안철민 원장은 “목소리 시술은 단기간 내 효과는 있지만 그 효과가 일시적인 만큼 목소리 시술에만 무조건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고 설명하며, “근본적인 목소리 개선을 위해서는 시술 후에도 발성습관 개선을 위한 음성언어치료를 3개월 이상 받는 것이 좋고, 평소 자신의 목소리 변화에 귀를 기울여 정기적인 검진을 하면 목소리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