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이야기②]집값보다는 지역문화 부흥을..

최정희 기자I 2015.06.27 06:00:00
[장대섭 전국부동산교육협의회 회장] 지금까지 도시주거문제는 주택공급차원에서 신도시위주의 도시확장과 구도심 중 돈이 되는 지역의 재건축. 재개발이 주류를 이루었고 부동산 투자도 이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와 달리 수익성이 없는 구도심 내 낙후지역은 각종계획은 난무하지만 실제로 사업성이 없고 쇠퇴돼 이제는 거주자 스스로 경제기반을 다지거나 지역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공공 지원 등 도시 재생(Reborn)이 필요하게 됐다.

◇ 문화골목 넘어 복합단지 조성 필요

“도시라는 공간에는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한 기능이 숨어 있고, 뒤에는 그 바탕이 되는 욕구가 숨어있다.(Mark Girouard)” 고 한다.

구도심 낙후된 지역 내 특별한 문화자원(과거 물리적 시설, 풍습, 자연환경 등 유.무형문화)없이 문화 공간화를 통하여 거주자 스스로 경제기반을 다진 성공사례로 2008년 ‘부산다운 건축대상’을 받은 부산 대연동 ‘문화골목’이 있다.

철근콘크리트로 단단히 지은 아파트 재건축 허용연한보다 10년이나 훨씬 더 넘긴 40년 된 벽돌집 주택 5채를 매입하여 집과 집을 이어주는 좁다란 길을 살려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기존 건물을 증축 또는 리모델링하여 갤러리와 소극장, 라이브 카페, 노래방, 전통 주점, 게스트 하우스가 멋지게 어울려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특히 탐나는 기획은 골목길 3층 옥상에 마련된 하늘정원이다. 공연을 하러 내려온 배우들에게 빌려주는 게스트 하우스 ‘선무당(仙’舞堂)이다. 좋은 밤, 별을 만날 수 있는 기똥찬 팰시스 플레이스다(지금은 미운영중).

골목길은 단순히 새로운 상권을 창조한 후 지역 문화산업으로 성장과 성숙과정으로 확장되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과 도시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이 ‘문화골목’은 부산은행이 메세나(Mecenat)형식으로 20억원을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참여한 덕분에 오랜 시간 동안 부산의 지역문화를 이끌어 오고 있다는 점에서 영세한 세입자 위주로 이루어진 ‘골목길’이나 관(官)주도 공모사업으로 이루어진 각종 시범사업, 선도지역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 할 수 있었다.

의도된 기획으로 골목문화를 창조해낸 부산의 ‘문화골목’의 경우 물리적, 경제적 한계도 가지고 있다. 고립된 ‘섬’처럼 주변 건물의 용도 및 상권과의 연계성이 낮아 어색하게 공존하기 때문이다. 고립된 섬을 이어주는 것이 바다다. 마찬가지로 문화골목이 가지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문화적 복합단지(창작지원센터나 레지던시/Residence)를 만들어 문화생산자들 간의 상호작용과 복합적 결합이 이뤄지도록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 장소의 문화 상품화 필요..공간 마케팅

영국 셰펄드 지역은 종합적인 도심재생 계획을 수립, 계획하여 실시한 후 2년 만에 고용률 증가(11.5%)와 임대료 상승(42.9%), 그리고 도심지내 거주인구 증가(16.4%) 등의 경제 활성화 효과를 달성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주한옥마을과 창원의 창동마을은 장소와 공간을 통해서 문화적 콜라주를 형성하여 도시공간을 ‘장소의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장소마케팅(Place Marketing)으로 도시경제 재활성화에 성공한 사례이기도 하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농촌마을에서도 2010년 10월에 신문화공간(창작지원센터 겸 레지던시)이 개관하면서 4명의 작가가 입주하여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면서 농촌마을을 크게 재활성화 시키고 있다. 입주 작가들에게는 작업 공간을 제공하여 개인 창작활동을 하도록 하고 동시에 마을 주민에게는 창조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주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또한 도시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최대한 살려 문화적으로 재활용하고 있는 레지던시 기관 ‘인천아트플랫폼’은 2009년 9월 구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인천 중구 해안동에 소재하는 개항기 근대 건축물 및 인근 건물을 매입해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자 창작지원센터다. 이 공간에는 아트 레지던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창작스튜디오는 물론이고, 전시장과 공연장, 공방, 다목적실, 휴게실 등 총 10개의 건물로 이뤄졌다.

이 문화적 복합단지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시민들과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작품활동에 있다. 주로 주입식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예술교육에서 벗어나 ‘함께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모와 심사를 통해 공연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과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다른 문화공간보다 저렴한 가격 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공연들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문화향유에 역할을 함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문화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도시 브랜드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최상의 공간마케팅(Place Marketing)을 하고 있어 인구감소, 슬럼화, 집값하락, 원주민의 재정착, 다양한 문화자원의 보존 등 도시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한 귀한 사례이기도 하다.

현대인이 추구하는 제반 활동이 탈산업화(Postindustrial Society)를 넘어 문화적 요소가 더해지면서 소비의 고도화가 이뤄졌다. 생산과 소비, 유통 등에 디자인, 기호, 포장 등 문화적 요소로 만들어진 문화상품과 문화활동을 강조하면서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가 한창 진행 중이다. 도시공간을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으로 인식전환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구도심 및 1기 신도시가 내포하고 있는 도시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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