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집값은?.."부동산3법 효과 기대 속 상승 탄력은 글쎄"

신상건 기자I 2015.01.01 03:20:00

규제 완화·경기 불안 혼재..집값 오름 폭 크지 않을 것
전·월셋값은 물량 부족·재건축 이주 겹쳐 상승세 뚜렷할 듯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을미년(乙未年) 새해 주택시장은 ‘매매 소폭 상승’·‘전·월세 강세’로 점쳐진다.

매매시장의 경우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와 최근 ‘부동산 3법’(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유예, 조합원 분양 최대 3채까지 허용)의 국회 통과로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가 되살아날 수 있는 반전의 기틀은 갖춰졌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실물경기 장기 침체에 따른 수요 억제로 집값이 본격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전·월세시장은 재건축 이주 수요와 입주 물량 부족 현상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시장 ‘소폭 상승’…“규제 완화 효과와 경기 불안 상존”

올해 주택 매매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3%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부동산 3법’ 등 다양한 정책 효과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감소, 전세난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 증가 등은 주택 매매시장의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지난해의 경우 대출 규제를 완화한 7·24 대책과 재건축 연한 단축 및 청약제도 간소화를 골자로 한 9·1 대책 등 잇따른 정부의 규제 완화로 주택 매매시장 정상화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올해는 이러한 제도적 기반을 토대로 한 저가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규제 완화로 인한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택 매매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국토부가 집계한 지난해 11월 말 누적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20.5% 늘어난 91만4043건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94만 4000건) 이후 최다치다.

전세 공급 물량 부족에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까지 겹쳐 전세난이 예상되면서 매매 전환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청약통장 가입자 1·2순위 통합 등 청약제도 개편으로 분양 열기가 지속되고,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에 따른 재건축시장 호조 등으로 주택 거래시장도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도 국내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은 주택 매매 가격의 오름 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다. 정부는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 투자 등 민간 시장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해 6월께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는 금융시장에 불안을 키워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올해 매매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부동산 3법 국회 처리 등 정치권이 시장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책 시행 시기가 늦어버린데다 경기 침체라는 부정적인 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월셋값 강세…“재건축 이주 수요 등 불안 가속화”

반면 전·월셋값 상승세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월세시장은 매매시장보다 다소 높은 3~4%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우선 올해는 지난해보다 입주 물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입주 물량은 24만6923가구로 지난해보다 4% 줄어든다. 여기에다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물량이 귀해져 전셋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으로 점쳐진다. 2012년 34% 수준이었던 월세 계약 비중은 지난해 41.6%로 증가했다.

재건축·개발 이주 수요도 전·월세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고덕주공 4단지(410가구) 이주를 시작으로 2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5차(555가구)와 반포 한양아파트(372가구) 등에서 이주가 예정돼 있다. 개포주공2단지(1400가구)와 고덕주공 2단지(2771가구)는 3월 중에 이주할 계획이다. 올해 서울 시내에서 재건축·재개발로 이주 예정인 주택 수는 약 5만8000가구에 달한다.

다만 정부가 올해 주택 정책의 초점을 기업형 임대사업 육성 등 임대 주택시장 활성화에 맞추고 있는 만큼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해 전·월세시장이 다소 안정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는 지난해보다 2만7000가구 늘어난 12만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이주 분산 시기를 조절한다고 하지만 이주 수요가 앞으로 1~2년 안에 몰려 있어 이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며 “올해 전·월세시장은 공급과 수요 불균형에다 학군 수요 및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뚜렷한 가격 상승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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