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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유미 김상윤 기자] 현대 미술의 메카인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작년 3월 ‘테트리스’, ‘팩맨’, ‘미스트’, ‘심시티 2000’ 등 게임 작품을 소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예술계에 찬반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MoMA 큐레이터인 파올라 안토넬리는 “비디오 게임은 엄연한 예술이다. 이들 작품은 관객과 작품 간 상호 작용이 가능한 ‘인터랙션(interaction) 디자인’의 대표작으로 현대 디자인의 독창성을 잘 표현했다”며 ‘게임 예술’ 시대 개막을 알렸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지난 2012년 6월 경기도 미술관에서 ‘리니지2 바츠혁명전’ 전시회를 진행했다. 바츠혁명전은 지난 2004년 온라인게임 ‘리니지2’ 서버 중 하나인 ‘바츠’ 서버를 장악하고 있던 게이머 ‘드래곤 나이츠(DK) 혈맹’의 독재에 대항해 세계 게이머들이 단합해 맞섰던 게임 내 전쟁이다. 이 전쟁은 온라인 최초의 시민혁명으로 언론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스토리는 소설 ‘바츠 히스토리아’, ‘유령’ 등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게임이 예술로 진화하고 있다. 게임은 중독성 탓에 갖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게임 성악설’의 오명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예술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후기 정보화사회가 ‘게임 예술’시대를 열어가는 역사적 배경이다.
이뿐 아니라 인지장애 아동의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게임 ‘인지니’ 등 치료 목적의 게임도 있다. 나이키가 출시한 ‘나이키플러스’ 앱은 지인들과의 경쟁을 통해 이용자가 운동을 더욱 잘 할 수 있게끔 유도한다. 게임 스포츠인 e스포츠는 한류 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 역사가 약 20년이 되고 국내 게임산업 연 매출 규모가 12조 원에 다다르면서 국내 게임의 위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게임을 흥미 위주의 오락거리,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젠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예술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임을 예술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게임도 영화나 만화처럼 다른 예술 장르가 갖고 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며 “이런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술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며 게임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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