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군사 행동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제재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또다시 러시아측에 강한 제재를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모든 경제·외교적 제재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러시아는 철저하게 고립될 것이고 경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인 제재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원 유럽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은 “상원은 현재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 고위층의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머피 의원은 “유럽과 공조해야만 이같은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유럽연합(EU)과의 공조를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오하이오주) 하원의장도 이날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지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폭력배’라고 비난하며 “기다림의 시간은 끝났고, 이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물론 미국의 제재 추진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해결 노력은 지속적으로 병행된다.
실제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이 긴급 회의를 갖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 지원 등도 검토했다. 아을러 주 후반인 6일쯤 EU 긴급 정상회담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크림반도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여전히 대치중인 가운데 한때 러시아의 최후통첩 루머가 나돌며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막심 프라우타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 함대들이 세바스토폴 항구에 정박해있던 대(對) 잠수함용 함선인 테르노필과 작전함인 슬라부티치호를 포위하고 투항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들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 해군에 새벽 3시(GMT 기준)까지 투항하지 않으면 군사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관영 인페르팍스통신에 따르면 흑해함대측은 “그런 계획은 없다”며 “최후통첩 얘기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