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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과 김준홍의 진실 게임..녹취파일 재생되면 어찌될까

김현아 기자I 2013.07.10 07:04:55

최 회장 "펀드는 김원홍과 김준홍이 닦달".. 김준홍 "변호인 때문에 허위 진술"
재판부, 녹취 파일 재생 결정..김준홍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 제출해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003600)회장 재판 항소심이 막바지인 가운데,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 회장 변호인 측이 핵심 증거로 제출한 녹취록 내용의 일부를 부인해 주목된다.

최 회장과 450억 원 불법송금을 받은 김원홍 씨(최 회장 형제 재산관리인, SK해운 고문) 간 전화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최 회장은 “나는 (불법송금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은 안 알아 준다”고 호소했지만, 김 전 대표는 최 회장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며 별도 문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김원홍 씨에게 450억 원을 실제로 건넨 사람이다.

재판부는 녹취록 내용보다는 김 전 대표의 증언에 상당한 신뢰를 보였지만, 그 역시 자신의 진술에 따라 자신에 대한 형량이 달라질 수 있는 공동피고인이라는 점에서 객관성 논란도 제기된다.

◇최 회장 “펀드는 김원홍과 김준홍이 닦달..김준홍 ”변호인 때문에 허위 진술“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어제(9일) 열린 공판에서 김준홍 전 대표는 SK텔레콤(017670) 등 계열사들이 베넥스가 만든 펀드에 투자하고 정식 펀드가 결성되기 전에 선입금 된 돈 중 450억 원이 불법송금되는 과정에 최 회장이 깊숙이 개입한 듯한 증언을 쏟아냈다.

김 전 대표는 “(최 회장을 만난 2008년) 10월 27일 당일인지, 텔레콤에게 (선지급을) 말했다고 최 회장님이 문자를 주신 일이 있다”면서, 2010년 세무조사 때 뒤늦게 450억 송금 사실을 안 최 회장이 자신을 타박했다는 과거 본인 증언에 대해서도 “최 회장 변호인이 그런 논리를 만들어 전달해 허위 진술했다”고 번복했다.

이는 최 회장과 김원홍 씨 사이의 전화통화에서 최 회장이 억울함을 호소한 것과 다르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회장은 김원홍 씨에게 “저한테 지시하시고 매일 저에게 전화해서 (펀드 출자와 선지급을) 닦달하지 않았나. 준홍이도 매일 전화 와서 빨리해 달라고 해서 (SK텔레콤에) 전화하게 된 꼴입니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펀드 출자 및 선지급은 김원홍 씨와 김준홍 전 대표의 요구에 따른 것이고 불법송금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지만, 김 전 대표는 최 회장이 애당초 개인재산 증식을 위한 불법송금을 염두에 두고 펀드 출자와 선지급을 지시했다고 증언한 셈이다.

◇녹취파일 재생되면 진실 드러날까

재판부는 내일(11일) 공판장에서 최 회장과 김원홍 씨 간 녹취파일을 직접 재생하면서 진실 여부를 따지기로 했다. 또한 김 전 대표에게 공개하지 않은 모든 내용을 정리해 (다음 기일까지) 접수하라고 지시했다.

증거로 채택된 녹취 파일은 최태원 회장과 김원홍 씨, 김원홍 씨와 김준홍 전 대표, 김원홍 씨와 최재원 수석 부회장 간 대화 내용이 담긴 것이다. 모두 김원홍 씨가 녹음해 변호인들에게 전달했는데, 녹취파일이 공개되면 음성과 대화 태도, 맥락 등이 드러나 진실에 다가서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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