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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한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을 놓고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다소 우세했지만, 금리 인하 전망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8일 이데일리가 경제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2명이 금리 동결을, 9명이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만큼 금리 결정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지난달 12일 한은 금통위가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때도 외국인은 한은 금통위 직전 닷새 연속 1만 5447계약의 국채선물을 샀다. 이데일리 조사 결과 21명 중 단 두 명만이 금리 인하를 점치는 등 금리 동결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은 금리 인하에 베팅했다.
이러한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7월 14일 금리가 동결됐을 때도 외국인은 한은 금통위 직전 사흘 연속 국채선물을 2만 8595계약 샀다. 당시 소비자 물가가 4.5%까지 치솟아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이 예상됐지만, 외국인은 도리어 국채선물을 사며 금리 동결을 점친 셈이다. 이후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기 전까지 1년간 금리를 3.25%에 묶어놨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최근 우연한 일치인지 몰라도 한은 금통위 결과를 보면 외국인의 예측과 맞아떨어진다”며 “국내 기관과 달리 현물 매매에 대한 위험을 선물로 분산해야 할 부담이 작고, 오랜 기간 투기적인 선물 거래만 파고드는 외국인이 많다 보니 경험이 쌓여 분석력도 좋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외환시장에서도 종종 나타났다. 지난해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 소식이 공식적으로 전해지기 직전 1시간 전부터 외국인은 달러를 대량으로 샀다. 이에 따라 환율은 순식간에 25원가량 급등한 바 있다.
신상건 기자 adoni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