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하락했다. 특히 이날은 1%대 중반의 급락세로 올들어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리스 국채교환 마감시한을 앞둔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03.66포인트, 1.57% 급락한 1만2759.1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20.97포인트, 1.54% 낮은 1343.36을, 나스닥지수도 40.16포인트, 1.36% 내려간 2910.32를 각각 기록했다. 3대지수 모두 올들어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이었다.
그리스 민간 채권단의 국채교환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디폴트로 갈 수 있다는 우려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유로존과 미국, 중국 등의 경기 둔화 부담도 지속됐다. 반면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이를 상쇄할 호재도 찾기 힘들었다.
불안감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도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여만에 처음으로 20선 위로 올라갔다. 업종별로는 금융주와 산업재 관련주들이 약세장을 주도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중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캐터필러가 3.78%나 하락했고, 유가 하락과 더불어 알코아도 4% 이상 추락했다. 금융주 중에서도 모간스탠리와 씨티그룹 등이 4~5%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 주가도 `아이패드3` 발표를 하루 남겨뒀고 바클레이즈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지만 전날에 이어 또다시 0.54% 하락했다. 구글과 야후도 1%씩의 하락세로 기술주 약세를 이끌었다.
인터넷 라디오업체인 판도라도 장 마감후 실적 발표 우려에 2% 이상 하락했고, 제약업체인 머크사도 1분기 실적 부진 우려로 2.63% 하락했다.
◇ 美 모기지대출 `갈아타기 수수료` 낮춘다
미국 정부가 기존 모기지대출을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재융자) 수수료를 낮춰주기로 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택경기를 활성화시켜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정부가 보증하는 모기지대출을 리파이낸싱할 때 받는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방주택청(FHA)이 보증한 대출을 받은 가구에 대해서는 리파이낸싱 수수료를 절반 이하로 낮출 것"이라며 "특히 이는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아도 돼 정부 자체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를 통해 FHA가 보증하는 모기지를 받은 300만 정도의 가구가 한 해 평균 1000달러 정도의 비용 절감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미 행정부도 4% 언저리의 30년 모기지 금리를 기준으로, FHA가 보증하는 모기지를 17만5000달러 받은 대출자가 리파이낸싱을 할 경우 한 달 평균 100달러를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 미국, 학자금대출 연체자만 1000만명
지난해말 미국 경제의 또다른 뇌관으로 이미 한 차례 주목받았던 학자금 대출 부실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무려 1000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대출을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소비경기 악화 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은 미국내 대표적인 소비자신용 조사기관인 에퀴팩스의 신용보고서를 토대로 한 조사에서 전체 대출자의 15%가 학자금 대출자이고 학자금 대출규모는 87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또 나이 30세 이하 국민들 가운데 40%가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다. 평균 대출금액도 2만3300달러(원화기준 2583만원)에 이르고 있다. 대출자 가운데 10% 정도는 5만4000달러 이상을 빚지고 있고, 10만달러 이상인 경우도 3%에 이른다.
특히 현재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3700만명 가운데 무려 27%가 30일 이상 연체하고 있다. 연체자수는 999만명으로, 거의 1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뉴욕 연은은 "학자금 대출에 따른 빚은 젊은이들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다"며 "중등교육 이후 교육비 부담을 져야 하는 부모와 연방정부에게도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
◇ 파버 "중동전쟁 불가피..귀금속·주식 사라"
월가의 `닥터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가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안전자산인 금과 같은 귀금속과 주식을 사라고 추천했다.
파버 글룸붐앤둠리포트 설립자는 이날 "정치적 리스크가 지난 6개월 전부터 높아졌고 지금은 더 높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할 것이며 이는 거의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등지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 침체를 우려해 더 많은 돈을 찍어낼 것"이라며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파버는 "귀금속을 사야할 것"이라며 "대부분 전쟁과 사회적 소요를 보면 기업들은 파괴되지 않았고 살아남았다"며 주식 투자도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는 투자자들은 변동성과 타협할 줄 알아야 한다"며 "변동성과 함께 가기 싫다면 차라리 잠이나 자야한다"고 지적했다.
◇ 유로존 작년 성장률 1.4%로 하향조정
유로존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1.4%로 종전 잠정치에 비해서도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지난달 잠정집계에서 전년대비 1.5%를 기록했던 유로존 17개국의 경제 성장률이 1.4%로 최종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마이너스(-) 0.3%로 변동이 없었지만, 3분기 성장률이 종전 0.2%에서 0.1%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되면서 연간 성장률도 이처럼 낮아지게 됐다.
이와 관련,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유로존이 완만한 경기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미약하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전년대비 0.3% 후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