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혼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또 소폭 상승했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놓고 정치권과의 협상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우세했지만,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했다.
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75포인트, 0.04% 상승한 1만2883.95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2.91포인트, 0.22% 높은 1349.96을, 나스닥지수도 11.78포인트, 0.41% 뛴 2915.86을 각각 기록했다.
밤 늦게까지 그리스 정부는 3당 대표들과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제금융 지원 합의안 초안이 보도되고 다음주 독일 의회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안 표결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전날 보도와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 손실탕감에 동참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다소 냉각시켰다.
이날 나스닥시장에 첫 데뷔한 글로벌 최대 카지노업체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는 주당 9달러에 상장했지만, 첫 거래일에 무려 71%나 폭등하며 15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화려한 데뷔전을 보였다.
지난달 동일점포매출이 예상보다 높은 호조세를 보인 맥도날드가 장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0.85% 하락했다. 애플 `아이폰` 판매로 인해 비용 손실이 커진 탓에 실적 부진을 보인 스프린트 넥스텔은 1.63% 하락했다.
반면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은 월트디즈니는 0.71% 올랐다. 장 마감후 실적 발표 기대에 시스코와 그루폰이 각각 1.23%, 2.52% 상승했다. 버팔로 와일드윙스는 시장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으며 17%나 급등했다.
타임워너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소폭 상승했고 야후는 회장과 3명의 이사가 물러난다는 소식에도 0.32% 하락했다.
◇ 그리스 재정지출 30억유로-최저임금 20% 삭감
그리스가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재정지출을 30억유로 삭감하고 민간부문 최저임금을 20% 삭감하기로 했다. 이같은 긴축이행안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그리스 정부와 3당 대표간 협상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팀이 공동 작성한 2차 구제금융 지원 최종 합의안 초안에서 그리스 정부는 이같은 긴축방안을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그리스는 연금 지급액을 낮추고 추가로 그리스 정부가 올해 30억유로를 포함해 오는 2015년까지 총 130억유로의 재정지출을 삭감하도록 했다. 또 민간부문 최저임금을 20% 줄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앞서 그리스가 약속한 연말까지 공공부문 1만5000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아울러 그리스내 로또 및 스포츠 도박 사업자인 OPAP과 최대 정유업체인 헬레닉 페트롤리엄, 아테네 상-하수도공사와 테살로니키 상-하수도공사, 도시가스 사업자인 데파, 가스 계량기 사업자인 데스파 등 6개 공기업 지분도 상반기내에 매각해 500억유로를 조달하기로 했다. 또 에그나티아오도스 국영 고속도로와 항만 및 공항 인가를 위한 입찰도 실시하기로 했다.
◇ 블랙록 CEO "주식에 100% 투자하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로렌스 D.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가지고 있는 자산 100%를 주식에 투자하라"며 주식 예찬론을 펴 주목받고 있다.
이날 핑크 블랙록 CEO는 홍콩에서 가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주식은 채권에 비해 밸류에이션이나 기대수익 면에서 훨씬 더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국채 투자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최소한의 수익을 감수해야할 것이며 연방준비제도(Fed)가 초저금리를 계속 유지해준다고 해서 국채 투자에 따른 수익을 보장해줄 수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핑크 CEO는 "전세계 경제가 유로존과 별도로 분리돼 움직일 것으로 보지 않으며 이 때문에 더 많은 리스크를 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우리는 이 모든 잡음들을 극복할 필요가 있으며, 채권 수익률과 주식 배당수익률만 비교해도 주식에 훨씬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한다"고 강조했다.
◇ 윌리엄스 "3차 양적완화 여전히 가능"
최근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3차 양적완화(QE3) 기대가 약화된 가운데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QE3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불씨를 살렸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교외에서의 한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 모멘텀을 잃거나 인플레이션율이 2% 아래에서 계속 머물 경우 연방준비제도(Fed)는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추가로 모기지담보증권(MBS)를 직매입하는 것은 미국 경제를 부양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내년까지 여전히 8% 위에서 머물 것이고 2014년말에 가서도 7% 아래로 내려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경제도 회복되고 있지만 성장속도는 아직도 좌절할 정도로 더딘 편이며 실업률은 너무 높다"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25%, 내년 성장률을 2.75%로 각각 점쳤다.
◇ S&P "그리스 `선택적 디폴트` 일시강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가 민간 채권단과의 국채교환을 마무리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로 낮춘 뒤 다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날 프랭크 길 S&P 애널리스트는 웹사이트를 통해 "그리스가 국채교환을 마무리한 뒤 일시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도 S&P는 이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선택적 디폴트`는 자국통화표시 채무 혹은 외화표시 채무 같은 특정 종류의 채무를 갚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다만 길 애널리스트는 "이후 곧바로 등급을 상향 조정해 새로운 등급을 부여할 것"이라며 "새 등급은 그리스의 국가부채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크레딧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또 "현재 유로존의 위기 대응은 성장모델보다는 재정긴축에만 너무 편향돼 있다"고도 비판했다.
◇ "ECB 3년대출, 1차보다 2000억유로 늘듯"
이달말 실시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3년만기 장기대출 입찰에서 금융기관들이 지난 1차때보다 2000억유로나 더 많은 6800억유로(902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받아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과 15곳의 은행 등 총 343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 유로존 은행들은 최대 6800억유로에 이르는 자금을 대출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지난달 실시된 1차 입찰에서는 4890억유로가 낙찰됐던 만큼 2차 입찰까지 합치면 무려 1조2000억유로에 가까운 자금이 시중에 풀리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저리로 공급되는 장기대출 자금이 은행권으로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은행들의 유동성 상황이 좋아지면서 은행간 거래가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유로존 국채 입찰에 흘러가면서 국채금리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