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혼조세..유로존 우려에 또 `발목`(종합)

이정훈 기자I 2012.01.12 06:12:30

나스닥-S&P500 소폭상승..다우는 약보합
에너지관련주 반락..은행-소재주 강세 지속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전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채 또 다시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존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와 유로화 약세에 랠리 기대감이 약화됐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3.02포인트, 0.10% 하락한 1만2449.45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0.40포인트, 0.03% 높은 1292.48을, 나스닥지수는 8.26포인트, 0.31% 뛴 2710.76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독일 국채 입찰이 순조롭게 마무리됐지만,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유로존 경제가 광범위한 회복을 보이지 않는 한 위기는 계속될 것이며, 유럽중앙은행(ECB) 국채 매입이 유로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특히 장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이날 늦게 강등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며 악재가 됐다. 이에 따라 유로도 1.27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1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주요한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지난주 모기지 신청건수는 저금리 덕에 최근 한 달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에너지 관련주와 기술주가 재차 하락한 가운데 금융과 소재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델은 올 하반기 첫 소매용 태블릿PC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0.13%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하면서 엑슨모빌과 쉐브론은 각각 0.75%, 1.18% 하락했다.

코카콜라와 펩시는 UBS가 음료업종에 대해 투자의견을 낮추면서 동시에 1.85%, 0.99% 하락했다. 어번 아웃피터스 역시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탓에 18.63%나 급락했다.

반면 양호한 실적을 공개한 주택 건설업체인 레너는 7.18% 치솟았다. 경쟁업체인 톨 브러더스와 DR호튼 역시 2~4%씩 오르며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 연준 "美경제 완만한 성장..고용 제한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 경제가 최근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소비지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성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날 `베이지북`을 통해 "11월말부터 12월말까지 12개 주 연방준비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두 11개주에서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에서만 경제가 다소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지난달에도 경제 확장세는 개선됐다"며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을 보면 최근 몇개월간 미국 경제여건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연말 홀리데이시즌 소매판매가 증가하고 서비스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한 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지출도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부분 산업에서 고용은 아직도 제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주택시장도 부진한 편"이라며 "주거용 부동산 활동은 아직도 부진한 편이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개선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美 기업들, 올해 배당 사상최대 확대"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미국 기업들이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올해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뉴욕타임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S&P500지수에 편입돼 있는 394개사의 현 배당률을 토대로 산출한 데이터를 인용, 올해 기업들의 배당액이 25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 보도했다. 예상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사상 최대인 금융위기 직전 지난 2007년의 2478억달러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액이 된다.

특히 이같은 추세로 인해 향후 주가 상승여력도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퀀터티브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츠의 에드워드 F. 권 매니저도 "배당을 확대하려는 생각들이 기업들 사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주가를 끌어올리고 주주 이익을 높이는 선순환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서도 AT&T는 분기 배당을 주당 44센트로, 전분기보다 1센트 더 높이기로 했고, 포드자동차도 지난달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도 분기별 배당액을 종전 61센트에서 70센트로 15% 가량 높였다.

◇ 피치 "유로존 위기지속..ECB 국채매입 확대해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의 데이빗 라일리 국가신용등급 담당헤드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위기국가의 국채 매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일리 헤드는 "위기국가들의 국채를 매수해 줄 믿을 만한 매입자들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존재가 없다"며 "이것이 우리가 여러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ECB는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그러나 ECB가 국채 매입을 늘린다고 유로를 구할 순 없다"며 "유로존이 광범위한 경제 회복을 보이지 않는 한 이 위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일리 헤드는 또 "유로존 재정위기는 분명히 시스템적이며 유로화 붕괴가 유로존에 격변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이는 피치가 기본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아니다"며 "그러나 재정위기가 강화될 때, 또 만일 유로화가 붕괴될 경우 어떤 국가들이 잠재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볼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中, 올 대출·통화증가 목표상향"..추가완화

중국이 올해 대출과 통화량 증가 목표치를 작년보다 높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도에 이어 통화완화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로이터는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가 올해 신규 은행 대출 목표치를 8조위안(1조2700억달러)로 잡고, 통화량인 M2 증가율 목표를 14%로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신규 대출 7조4700억위안, M2 증가율 13.6%를 기록했었는데, 이보다 높은 목표치를 설정한 것.

중국에서 은행 대출규모는 경제정책의 핵심지표로, 정부가 주어진 경제상황 하에서 어느 정도의 통화가 늘어나는 것이 적절한지를 판단해 결정하고 있다. 결국 올해 성장률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서 경제 추가 부양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에 자문역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안정책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연준 고위급들, 또 부양책 촉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일리노이주 레이크포레스트에서 열린 로터리클럽 강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예외적으로 높은 실업률과 싸우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더딘 경제 성장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커지더라도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 당국자들은 흔히 실질금리가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기 전 너무 성급하게 통화완화 기조를 거둬들이는 경향성이 있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연준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현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재정위기 충격으로부터 미국 금융시스템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이 MMF"라며 "미국 은행들은 유로존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여왔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어려움을 겪었던 MMF는 여전히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2~2.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로존 재정위기로부터 영향을 피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미국 경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실업률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마 더딜 것"이라고도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