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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상승..EU 등급강등 경고 `주춤`(종합)

이정훈 기자I 2011.12.06 06:16:57

유로존 해결 기대고조..막판 S&P발 악재
나스닥-S&P500은 1%대 올라..금융-기술주 강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일제히 상승했다. 유로존 해결 기대감이 커진 덕이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경고가 나오며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78.41포인트, 0.65% 상승한 1만2097.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2.80포인트, 1.03% 높은 1257.08을, 나스닥지수도 28.83포인트, 1.1% 뛴 2655.76을 기록했다.

장 초반부터 분위기는 좋았다. 이탈리아가 3년간 300억유로에 이르는 추가 긴축안을 발표하면서 국채금리가 크게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유럽연합(EU) 조약 개정에 합의한 것이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이후 나온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서비스업 경기가 22개월만에 가장 좋지 않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공장재 주문도 부진한 반면 고용경기를 보여주는 고용추세지수는 3년만에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

이처럼 안정적인 분위기가 유지됐지만, 오후 들어 신용평가기관인 S&P사가 유로존의 `AAA`등급을 가진 6개국을 등급 강등 대상에 올려놓았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이어 17개국 모두가 강등 검토대상이라는 보도까지 전해지며 심리가 냉각됐다.

금융주와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JP모간체이스가 3.65% 상승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66% 올랐다.

철강금속 재활용업체인 커머셜 메탈스는 칼 아이칸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으면서 0.71% 상승했고, 애플도 0.85% 올랐다.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달러제너럴 역시 1.6% 상승했다. 라이벌 업체인 탈레오는 20% 가까이 치솟았다.

반면 독일의 SAP는 미국 소프트웨어업체인 석세스팩터스를 34억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에 1.95% 하락했다.

◇ "S&P, 獨등 유럽 6개국 `AAA`등급 강등 검토"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내 `AAA` 국가신용등급을 가진 6개 국가에 대해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S&P사는 유로존의 경제, 정치적 불안이 더 깊어지면서 이들 최고 등급을 가진 국가들의 국가신용등급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성명서를 이날중 발표할 예정이다. 경고를 받는 국가는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룩셈부르크 등 총 6개국이다.

S&P는 이날 내놓을 성명서에서 이들 국가들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등재할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라는 것. 이는 향후 3개월내에 실제 등급이 강등될 확률이 50%에 이른다는 의미다.

S&P는 이들 국가들에 대한 관찰 결과 전문가들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국가등급이 `AA+`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하기로 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 대해서도 "정치, 재정, 통화상 문제점들이 더 깊어질 경우 잠재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근로자만 소득세 감면"..美의회 절충안 논의

미국 상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급여소득세(payroll tax)를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고 고소득자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낮춰 한시 적용하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이르면 이번주 후반쯤 표결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급여소득세 감면 연장안 절충안을 공개했다.

이 절충안에 따르면 민주당은 급여소득세 중 올해말 일몰이 끝나는 근로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6.2%→4.2%)을 내년까지 연장하되 세율을 3.1%까지 추가로 낮춰주는 대신 이와 패키지로 제안했던 고용주에 대한 세금 감면은 배제하기로 했다. 이는 종전 10년간 2650억달러인 세금을 1800억달러로 낮춰주기로 했던 안이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 감소는 100만달러 이상 소득자들에게 부가세(surtax)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다만 세율을 당초 주장했던 3.25%보다 낮은 2%에 못미치는 세율로 정하기로 했다. 또 세금 부과시기도 종전 입장을 바꿔 10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 獨·佛 "유로존 17개국만이라도 EU조약 개정"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통합 확대를 위한 유럽연합(EU) 조약 재정에 합의했다. 유로본드 발행에는 반대한다는 합의도 이끌어 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으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양 국은 EU 조약을 개정하는데 합의했고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히 "이번 프랑스와 독일의 합의는 아주 완벽하다"며 "이는 명문화될 것이고 오는 7일 (EU 정상회담 전에) 유럽 집행위원회에 제출될 것이며 이를 통해 현재 유로존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다시 재연되지 않기를 확실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약 개정작업을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하자고도 했다. 다만 개별 국가가 마련한 예산안에 대해 유럽위원회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사실상 철회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위원회가 예산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대신 각국이 균형재정으로 갈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는 법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안이 시급한 만큼 EU 회원국 일부만 참여하는 조약 개정도 가능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메르켈 총리는 "정부채무 증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조약 변경을 통해 구조적 변화를 해야 한다"며 "조약 개정은 EU 회원 27개국 모두가 함께 하는 게 가장 논리적이지만 필요하다면 유로존 17개국만 따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美 서비스경기 22개월래 최악

지난달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예상밖으로 부진했다. 최근 22개월만에 가장 좋지 않았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PMI)가 52.0으로, 10월의 52.9보다 낮아졌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53.5보다도 낮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 10개월만에 가장 저조했다.

지수가 기준치인 50을 넘은 만큼 서비스업 확장국면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확장 속도는 크게 더뎌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지난 10월 제조업 주문도 전월대비 0.4% 감소했다. 이는 0.3% 감소를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또 9월 주문도 0.3% 증가에서 0.1%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컨퍼런스보드는 11월중 미국 고용추세지수가 전월대비 1.2% 상승한 103.7로, 지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도 6.4%나 뛰었다.

◇ 에반스 "고용부진-물가하락..추가부양 나설때" 지난달 추가부양을 외치며 반대표를 던졌던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또다시 추가부양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에반스 총재는 이날 볼스테이트대학의 경제연구센터가 주최한 강연에서 "현재 리스크가 높아진 미국경제에 새로운 부양조치를 가하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잠재성장률이 저하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연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최대고용이라는 연준 정책목표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반면 물가는 조만간 2%라는 목표를 하회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추가부양 조치에 나서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에반스 총재는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3% 위까지 올라갈 위험이 없는 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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