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기업 대출사업 확대..규제 사각지대 `논란`

문주용 기자I 2011.06.10 06:12:29

중간규모 기업들, 헤지펀드에 대출요청 증가
헤지펀드 "지역 은행처엄 장기대출 노력"
대출 단기회수·미공개 정보 이용 우려등 문제 많아

[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한국에서 저축은행 부실 감독이 정책 실패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감독 규제를 받지 않는 헤지펀드들의 대출사업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출 심사가 엄격해진 상업 은행 대신 중소 기업들에 대출을 늘리고 있는 헤지펀드의 역할과 감독 규제 미비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게 이 논란의 핵심이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자에서 일반 상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견기업이나 벤처 기업들이 헤지펀드로 손을 벌여 사업자금 조달을 하고 있다면서, 헤지펀드들이 대출시장의 틈새를 메우고 있다고 전했다.

연간 매출 2500만달러에서 1억달러 사이인 중간 규모 기업들은 미국 경제내에서 연간 총 매출 6조달러에 320만명의 인력을 고용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도가 약해 대기업처럼 회사채 발행을 못하고, 지역은행의 대출에 기댔지만, 지방은행의 자본력에도 한계가 있어, 충분한 자금원 역할을 못했다.

지난 2005년에 350억달러였던 이들 중간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지난해 12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때문에 이들은 헤지펀드로부터 상품 개발과 전략적 인수 자금은 물론, 급여 등 운영자금 용도로 수십억 달러를 빌리고 있다.

헤지 펀드들도 자금규모를 확대해 대출 수요에 적극 맞추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소유의 하이브리지는 16억 달러로 중간기업 대출 사업을 시작했고,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30억달러 규모로 펀드를 만들었다. 내부자거로 조사를 받고 있는 프런트포인트조차 10억달러로 대출사업을 시작, 자금 규모를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NYT는 건전성 규제등 금융 규제 사각지대인 이같은 `그림자 은행 시스템` 탓에 중간 기업들은 물론, 미국 경제에도 심각한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들은 한자리 숫자인 일반 은행의 대출금리보다 훨씬 높은 두자리 숫자의 금리를 요구, 고금리 부담을 지우고 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들 헤지펀드들이 일시에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 기업 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이들 헤지펀드가 장기 대출을 위주로 하는 은행과는 달리 단기 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이다.

플레인필드 애셋 펀드 설립자인 맥스 홀름스는 "경제가 나아질 때는 건전한 대출로 보였다가, 경제가 악화되면 대출을 회수하고 자산을 압류하는 등 야만적인 대출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헤지펀드측은 지역은행들처럼 행동하려 한다면서, 담보가 있으면 대출도 장기화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으려 한다고 해명했다.

NYT는 이들 헤지펀드가 대출해준 기업들의 비공개 정보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다른 우려를 제기했다.

저널오브 파이낸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로부터 대출 받은 기업들 주식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은행에 대출을 받을 때는 보이지 않던 모습이라는 것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