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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와 원전협상 결렬..`불씨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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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용 기자I 2010.11.13 11:58:29

첫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 `전력가격·지급보장` 쟁점
"신흥국 원전수출 롤모델" vs. "전기요금 상승 우려"
조만간 협상재개..경쟁국있지만 한국 가장유력한 후보

▲ 이명박 대통령(오른쪽)과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13일 정상회담 직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데일리 안승찬 박기용 기자] 우리나라도 터키 정부도 G20 정상회의 기간에 협상 타결을 공언했지만, 결국 `공수표`로 돌아갔다.

터키 흑해연안 시놉지역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정부간 협약(IGA)을 체결하려 했던 정부 계획은 막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은 결렬됐다.

하지만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일단 양국 정상간의 상호 협력의지는 재확인했고, 미합의 쟁점에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해 터키 원전 수주의 불씨는 살아있다.

◇ 문제는 `가격`

무엇보다 `가격`이 문제였다. 이번 협상에서 가격이 이처럼 민감한 문제가 된 배경은 이번 터키 시놉원전 건설이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점이 놓여있다.

자금이 풍부한 아랍에미리트(UAE)와 달리 터키는 자국 내에 원전을 지을만한 돈이 충분치 못하다. 이 때문에 원전 건설을 위해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고, 터키는 이 자금조달 문제까지 한국이 부담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우리나라는 사업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전력판매가격과 수익성을 충분히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전기판매에 대한 터키 정부의 보장도 필요하다. 하지만 터키는 자국 내 전기요금 인상 등을 우려해 이에 대해 껄끄러워하는 입장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도 지난 11일 국회 답변을 통해 "마지막 협상 중이나 가격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터키 정부와 원전 수주 실무협상을 진행해 온 문재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원자력정책관은 "전력판매에 대한 터키 정부의 지급보장 등이 가장 큰 이견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우리 정부는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자금이 부족한 신흥국에게 이번 우리나라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의 원전은 롤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는 접고 들어간다`는 스탠스를 취하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다.

◇ 경쟁국의 견제

경쟁국의 견제도 이번 원전 협상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의 도시바와 경제산업성은 은밀하게 터키 정부와 접촉해 `터키에서 파이낸싱 걱정이나 지진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별도의 원전 수출 옵션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교섭 중인 원전 건설 계획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일본, 유럽 등 타국과 교섭할 것이며, 12월 말까지 결론을 낼 것"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최 장관도 지난달 터키 방문 직후 "한국이 협상과정에서 융통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일본과 협상할 수도 있다고 터키 정부가 얘기하더라"며 "이는 우리나라 협상 포지션이 낮아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 그나마 불씨는 살렸다

기대감은 한풀 꺾인 것이 사실이지만, 터키 원전 수주의 불씨까지 꺼진 것은 아니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지난 12일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 천연자원부 장관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 협력의지를 확인했다"며 "미합의 쟁점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터키측에서 우리측 제안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 후 논의하기를 희망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재개해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기대했던 협상 타결이 불발되면서 분위기는 예전같지 않다. 마냥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터키 원전 수주의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점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재협상을 통해 연내 타결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도 나오고 있다.

문재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원자력정책관은 "현재로서는 목표를 말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상호 협력 의지는 양국 정상회의에서도 합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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