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뉴욕증시가 1일(현지시간) 약세 출발해 장중 상승 반전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마감을 1시간 남겨두고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다우 지수는 112포인트 떨어진 1만24를 기록하며, 1만 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출발은 약세였다. 중국의 제조업지표인 5월 구매관리지수(PMI)가 둔화되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가 4년래 저점을 다시 찍은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의 4월 건설지출과 5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웃돌자,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며 뉴욕증시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마감 1시간을 남겨두고 다시 무너졌다. 레바논이 이스라엘 전투기에 방공포를 발사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더불어 한반도,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가 세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브루스 맥케인 키 프라이빗뱅크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불안 모드(anxiety mode)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미 국제적, 지정학적으로 너무 많은 걱정거리가 있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특히 에너지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늘 뉴욕증시에서는 에너지주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내렸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멕시코만의 원유 유출 차단에 실패한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형사처벌 의지를 밝히자, BP가 15% 급락하는 등 에너지 종목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밀러 타박의 댄 그린하우스 스트래티지스트는 "(부진한) 수요 전망 때문에 원유 가격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처럼 증시 에너지 섹터가 많은 문제를 안은 상황에서 BP 사태가 (악재로서의) 명단에 가세했다"고 말했다.
그레이 브래드쇼 호지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누구도 BP 재난 비용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따라서 "너무 많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마스 리 JP모건체이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미국 증시의 5주 연속 하락이 강세장(bull market) 속의 일시적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S&P 500 지수는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경제 회복세를 탈선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지난 4월23일 19개월래 고점 대비 12% 하락했다.
토마스 리 스트래티지스트는 "뉴욕증시는 강세장 속의 지극히 정상적인 조정"이라며 "만약 부정적인 뉴스를 상쇄할 긍정적인 헤드라인 뉴스가 충분히 나타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만들어지고,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칼 윌리엄스 캐피탈 그룹 수석 트레이더는 그러나 최근의 악재성 이슈들이 시장을 계속해서 압박하리라고 전망했다. 그는 "나는 주식 매도가 암만해도 일단락됐다고 보지 않는다"며 "다우 지수가 (추가 급락보다는) 1만선 부근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매도 공세가 좀 더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