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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뉴욕 막판 반등..`AIG 구제 기대`

김기성 기자I 2008.09.17 06:07:42

美연준, AIG 금융지원 보도 잇따라
FOMC, `예상밖` 기준금리 2% 유지
유가 90弗 근접..수혜주 동반 상승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6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생사의 기로에 선` AIG 관련 소식에 따라 춤을 춘 끝에 일제히 반등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 구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투자가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줬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AIG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급락세로 출발했다. 골드만삭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도 여기에 한몫했다.

장 중반에는 잠시 반등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AIG에 대한 금융지원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CNBC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 수혜주인 항공주와 유통주의 동반 상승도 일조했다.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월가의 예상과는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주요 지수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월가에선 연준이 리먼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최대 50bp까지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부상했었다.

그러나 장 막판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 연준이 AIG 구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주요 지수는 일제히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059.02로 전일대비 141.51포인트(1.30%)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99포인트(1.28%) 전진한 2207.9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13.60으로 20.90포인트(1.75%) 상승했다.

◇美연준, AIG 금융지원 가능성 `솔솔`..금융주 낙폭 축소

연준이 AIG에게 금융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금융주의 낙폭이 대폭 축소됐다.

`생사의 기로에 선` 미국 최대 보험사 AIG는 장중 한때 60% 가량 폭락하기도 했으나 낙폭을 21%까지 줄이면서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에 따르면 연준은 `지원 불가`라는 전날의 입장을 바꿔 AIG 구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AIG 지원으로 선회한 것은 민간은행이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명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날 연준은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에게 AIG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700억~750억달러 규모의 긴급자금을 주도적으로 조성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특히 AIG가 무너질 경우 세계 금융시장이 메가톤급 충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초반 10% 가량 급락했던 골드만삭스(GS)의 낙폭도 1.8로 축소됐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3분기 순이익이 8억4500만달러(주당 1.81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70%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감소율은 골드만삭스의 상장 이후 9년래 최고치다. 하지만 월가 전망치인 주당 1.71달러는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 급감한 136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던 워싱턴 뮤추얼(WM)도 JP모간체이스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6% 급등했다.

◇美 FOMC, `예상밖` 금리동결..`중립 강화`

FOMC는 이날 9월 정례회의를 갖고 월가의 예상과는 달리 기준금리를 현행 2%로 동결했다.

이로써 FOMC는 지난 6월 9개월만에 금리인하 행진을 멈춘 뒤 세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동결 결정은 월가의 예측을 비켜간 것이다. 최근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등 월가의 대혼란 사태가 터지면서 연준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급격히 대두된 바 있다.

FOMC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을 한 단계 높이고,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감을 다소 늦췄다. 그러나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했다. 당분간 중립적인 자세로 시장의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정책 방향을 판단해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유가 하락 수혜주` 항공-유통 동반 상승..델 `하락`

항공 유통 등 유가 하락 수혜주들은 일제히 반등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회사인 UAL(UAUA)는 13%, 델타항공(DAL)은 23% 급등했다.

미국의 대표 유통주인 월마트(WMT)와 타겟(TGT)은 각각 0.8%와 4.4%씩 올랐다.

국제 유가는 원유 수요 감소 전망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또다시 하락하면서 배럴당 90달러에 바싹 다가섰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56달러(4.8%) 떨어진 91.15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세계 2위 개인용컴퓨터(PC) 업체인 델(DELL)은 향후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발표로 11% 급락했다.

◇美 8월 CPI -0.1%..2년래 첫 하락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근 2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국제 유가의 거듭된 하락이 주된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감은 상당부분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는 이날 8월 CPI가 0.1% 떨어졌다고 밝혔다. CPI가 하락하기는 지난 2006년10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3.1% 급락했다. 이 역시 2006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식료품 가격도 0.6% 오르는데 그쳤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0.2% 올라 월가 예상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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