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강후약` 뉴욕, 유가급락 불구 하락

전설리 기자I 2008.09.03 05:46:45

`구스타브 안도` 유가 5% 급락→에너지주↓
이베이·애플 등 기술주↓..`경기 우려`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완만한 하락세로 마쳤다.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됐다는 소식에 장중 다우 지수가 25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는 등 랠리를 펼치던 뉴욕 증시는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주가 하락하면서 장 마감을 1시간 남짓 남겨두고 약세로 돌아섰다.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기술주도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베이와 애플 등이 실적악화 전망으로 밀려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516.92로 전일대비 26.63포인트(0.23%)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49.24로 18.28포인트(0.77%)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77.58로 5.25포인트(0.41%) 밀렸다.

◇유가, 5% 급락..`구스타브 안도`

국제 유가는 110달러선을 하회하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3년전 미국을 할퀴고 간 `카트리나`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됐던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되면서 멕시코만 정유시설에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소식이 유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

허리케인에 대비해 가동을 중단했던 멕시코만 정유사들은 생산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5.75달러(5%) 내린 109.71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장중 105.46달러까지 추락, 지난 4월4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는 9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를 앞두고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후 들어서는 낙폭을 줄였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이날 유가 급락은 `버블 부정` 논란을 잠재웠다"며 "유가는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추세를 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기술주 `하락`-항공·금융주 `상승`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주와 상품주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엑손모빌(XOM)이 3.4%, 셰브론(CVX)이 3.5% 하락했다. 세계 3위 알루미늄업체 알코아(AA)와 프리포트-맥모란 코퍼&골드(FCX)도 각각 5.2%, 7% 떨어졌다.

기술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베이(EBAY)와 애플(AAPL)이 각각 3.5%, 2% 밀려났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세계 2위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 델(DELL)도 4.1% 추가 하락했다.
 
`인터넷 황제` 구글(GOOG)은 0.4% 올랐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0.7% 내렸다.

구글은 웹 브라우저 `구글 크롬(Google Chrome)`을 개발, 조만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내 웹 브라우저 시장에 진출, MS에 도전장을 던지게 되는 셈이다.
 
반면 항공주와 자동차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델타 항공(DAL)과 아메리칸에어라인즈(AA)의 모회사 AMR(AMR)이 각각 12.8%, 11.3% 급등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는 6.5% 올랐다.
 
금융주는 리먼 브러더스의 인수합병(M&A) 등을 호재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리먼 브러더스(LEH)는 한국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0.3% 상승했다.

미국 2위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AC)는 골드만삭스의 `매수` 추천에 힘입어 4.8% 전진했다. 골드만삭스는 BOA가 자금조달을 위해 보통주를 더 이상 발행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FNM)와 프레디맥(FRE)이 각각 8.6%, 14.9% 급등했다.
 
◇8월 제조업경기 `3개월만에 위축`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3개월만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관리자협회(ISM)는 8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50에서 49.9로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0도 소폭 하회한 수준이다.

이로써 ISM 지수는 지난 5월 이래 처음으로 50을 하회했다. 이 지수는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부문별로 신규주문 지수는 전월의 45에서 48.3으로 상승했다. 재고 지수도 45에서 49.3으로 올랐다. 반면 생산 지수는 52.9에서 52.1로 하락했다. 고용 지수도 51.9에서 49.7로 떨어져 고용 시장이 위축 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가격 지불 지수는 88.5에서 77로 하락,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졌음을 암시했다.

주택가격 하락과 고유가로 소비 수요가 줄어들면서 제조업 경기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출 호조가 경기 하강을 방어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분석했다.

ISM의 노버트 오레 회장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과 확장의 경계선상에 있다"며 "당분간 느린 위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건설지출 0.6%↓..`예상 하회`

미국의 건설지출은 민간 주택건설의 부진 여파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상무부는 7월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0.6%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5%를 웃도는 감소폭이다.

민간 주택건설지출이 2.3% 감소했다. 이는 공식적인 경기후퇴(recession)였던 지난 200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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