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의 힐 초청 일언지하에 거부

노컷뉴스 기자I 2006.06.02 07:16:27
[노컷뉴스 제공] 미국이 6자회담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초청을 거부함으로써 북한의 북핵 대응 강도가 한층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힐 차관보를 초청했는데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은 북한과의 양자 회담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노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한 어떤 협상도 6자회담을 통해서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이며 북한과 직접 대화는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스노 대변인은 "이란의 핵 문제도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 3개국과 이란과의 대화의 장에 나갈 수 있다는 뜻이며 북한과의 핵 협상도 6자회담의 틀내에서 해결해야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스노 대변인은 특히 "이란 핵 문제와 북한의 핵 문제는 다른 문제이며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관련국들은 이미 베이징 공동 선언을 발표한 적이 있다"면서 "북한이 공동선언을 이행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은 1일(현지시간)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진실로 공동 성명을 이행할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면 그에 대하여 6자회담 미국측 단장이 평양을 방문하여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도록 다시금 초청한다"며 미국과의 직접대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미국이 이처럼 북한의 힐 차관보 초청을 일언지하에 거부함에 따라 북한의 대미 인식이 한층 악화되면서 6자회담도 꼬인 실타래를 풀 길이 막막해 보인다.

북한이 6자회담 참가의 명분을 찾기위해 힐 차관보를 초청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다시 보낸 것은 위폐 문제를 둘러싼 금융제재와 인권 압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이 계속 적대시하면서 압박 도수를 더욱더 높여 나간다면 우리는 생존권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하여 부득불 초강경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을 볼때 북한이 핵 위기 긴장을 조성하지않을까 우려된다.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는 국면을 타개하기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거나 핵실험이라는 극단적인 강공 선택을 할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만은 없어 보인다.

버시바우 주미대사는 이날 CBS 시사자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면 한반도 정세에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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