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잔인한 달 10월`이 마지막 한주를 남겨두고 있다. 월가는 `할로윈 데이` 축제의 밤을 싫건 좋건 그린스펀과 함께 보내야한다. 그가 프록터앤갬블(P&G)과 3분기 GDP 등 수시로 출몰할 악령들을 막아줄 수 있을까.
◇어닝시즌 절정
지난주 다우 지수는 1.4%, 나스닥은 2.5%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미지근한 실적 발표는 투자자들을 실망시켰고, 기술주 급락을 불러왔다.
사실 MS가 잘못한 것은 없다. 전망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도 아니다. 월가는 어닝시즌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희생양이 필요했고, MS를 제물로 삼았을 뿐이다.
10월은 전통적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달이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큰 폭의 지수 조정을 반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닝시즌이 마무리되면 크리스마스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날 것이고, 지금처럼 주식을 사기에 적당한 때는 없다고 느낄 지도 모른다.
이런 투자자들은 그러나 어닝시즌 막바지, 출렁이는 시장을 견뎌낼 `용기`가 필요하다.
월요일부터 월가는 P&G,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인터내셔날페이퍼 등 굵직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처리한다.
화요일에는 미국 최대의 통신사인 버라이존, 수요일에는 보잉이 대기 중이다. 록히드마틴과 노드롭그루먼 등 방산업체들이 잇따라 실적을 내놓는다.
목요일 엑슨모빌의 실적 발표로 이번 어닝시즌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공개시장위원회와 3분기 GDP
월가의 누구도 화요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존 스노우 재무장관과 일부 연준리 관계자들의 `원론적인 금리 인상` 코멘트가 신경에 거슬리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워싱턴 쪽에서 솔솔 새어나오고 있는 금리 인상론의 실체는 아직은 경제학 교과서를 읽는 수준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통화정책은 긴축으로 선회한다"는 식이다.
경기 반등이 강력한 재정 및 통화정책의 환영이라고 생각하는 극소수 회의론자들이 있는 마당에 이같은 금리 인상론은 먼 훗날의 얘기일 뿐이다.
월가는 그러나 그린스펀이 의외의 코멘트를 내놓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도 디플레 쇼크를 줄만큼 미묘한 언어를 구사하는 그가 전반적인 펀더멘털 지표의 호전과 노동시장의 안정을 FOMC 성명서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키워드는 노동시장이다. 지난번 성명서에서 연준리는 노동시장이 약하다(The labor market has been weakening)고 했고, 8월에는 지표가 혼재돼 있다(labor market indicators are mixed)고 했었다.
그린스펀은 바보가 아니다. 성명서에 한 단어라도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면 장기 국채 수익률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상당 기간 낮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말을 바꾸려면 경제에 뭔가 그럴싸한 변화가 있어야만 하고, 그것을 시장에 논리적으로 설명해야만 한다. 사실 일부 연준리 관계자들은 그런 논리를 살짝 흘리기도 했다.
이번주에는 기업 실적 뿐 아니라 경제지표도 중요하다. 월요일 기존 주택 판매, 신규 주택 판매가 있고, 화요일에는 9월 내구재 주문,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나온다.
목요일 3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6%다. 정례적으로 나오는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도 있다.
금요일에는 9월 개인 수입 및 지출, 시카고PMI, 미시간대학 소비자지수 등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