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한국식 빵에 엄지척" 토탈 베이커리 통했다…美 파고든 뚜레쥬르[르포]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한전진 기자I 2026.08.16 09:00:0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美 라하브라점, 현지 일상 파고든 K베이커리
꽈배기·우유크림빵 등 200여종 한자리에
한국적 색깔 앞세워 미국 주류시장 정조준
8년 연속 흑자…2030년 북미 1000개 목표

[로스앤젤레스(미국)=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미국에는 개인 베이커리는 많지만 이렇게 다양한 빵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어요. 꽈배기나 크림빵은 이제 일주일에 한 번은 사러 와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의 뚜레쥬르. 집게를 든 히스패닉계 여성 마리아(가명·34)는 우유크림빵과 꽈배기, 소금빵 등을 쟁반에 담으며 이같이 말했다. 인근에 산다는 그는 “다른 베이커리보다 조금 비싸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빵이 많아 계속 찾는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에서 현지 고객들이 케이크와 디저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에서 현지 고객들이 케이크와 디저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美 일상 파고든 K베이커리…‘토탈 베이커리’ 승부수

이곳은 라하브라의 쇼핑센터 ‘라하브라 마켓플레이스’에 자리한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라하브라점이다. 인근에는 월마트와 트레이더조 등 미국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대형 유통시설이 모여 있다. 이 매장은 북미서 처음으로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인테리어 등 최신 매장 콘셉트를 적용한 곳이다. 향후 미국 가맹점 운영의 기준이 되는 표준 모델 역할도 맡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 매장 쇼케이스에 생크림 케이크와 마카롱, 과일 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가 진열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 매장 쇼케이스에 생크림 케이크와 마카롱, 과일 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가 진열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에서 현지 고객이 빵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에서 현지 고객이 빵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매장은 평일 오후인데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길게 이어진 진열대에는 크루아상과 데니시, 샌드위치부터 생크림 케이크, 우유크림빵, 꽈배기, 김치고로케까지 200여종의 빵과 디저트가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손님들은 집게와 쟁반을 들고 진열대를 따라 이동하며 원하는 제품을 골랐다. 한국에서는 익숙하지만 미국 베이커리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다.

뚜레쥬르가 내세우는 차별점도 여기에 있다. 미국 로컬 베이커리가 도넛이나 베이글, 쿠키 등 일부 품목 중심이라면 이곳은 빵과 케이크, 디저트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토탈 베이커리’를 구현했다. 한국에서 익숙한 꽈배기와 우유크림빵, 김치고로케도 현지에서 즐겨 찾는 메뉴다. 생크림 케이크는 ‘클라우드 케이크(Cloud Cake)’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신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이날은 복숭아와 망고를 형상화한 ‘아그작 케이크’가 새롭게 출시됐다. 한국에서 오픈런을 불러온 제품으로, 미국에서는 이날 ‘아임 낫 피치 케이크(I’m Not Peach Cake)‘ 등으로 첫선을 보였다. 이곳에서 30년째 거주 중인 한인 김소연씨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 들어오면 한 번씩 찾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의 베이커리 진열대에 꽈배기와 김치고로케, 크루아상 등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의 베이커리 진열대에 꽈배기와 김치고로케, 크루아상 등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8년 연속 흑자…’K ness‘로 북미 1000개점 노린다

이처럼 CJ푸드빌은 미국에서도 한국식 베이커리의 색깔을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산 원재료를 쓰면서도 한국에서 먹던 맛을 그대로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대신 접객은 미국 소비 환경에 맞게 다듬었다. 맛은 지키고 서비스는 현지에 맞춘 셈이다.

안승준 CJ푸드빌 미국법인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에서 북미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안승준 CJ푸드빌 미국법인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 뚜레쥬르에서 북미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이 같은 전략은 고객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라하브라 일대는 히스패닉이 약 60%로 가장 많고 백인이 25~30%, 아시아계는 10% 안팎이다. 매장을 찾는 손님 구성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펠리아 쿰프 CJ푸드빌 US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프랑스 감성을 담은 K베이커리가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며 “아시아계 고객을 넘어 미국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한 번 방문한 고객이 다시 찾는 브랜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확대도 속도가 붙고 있다. CJ푸드빌은 현재 북미에서 20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30년까지 1000개점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미국 법인은 2018년부터 8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을 연간 1억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공장을 가동하며 북미 공급망도 강화했다. 늘어나는 매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투자다.

안승준 CJ푸드빌 미국법인장은 “미국 시장에는 이미 자리 잡은 로컬 브랜드가 많지만 한국·프랑스식 베이커리에 대한 수용도와 인지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적인 것(K ness)을 계속 강조하는 것이 고객에게 어필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식 베이커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미국 주류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브랜드로 키워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