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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문세의 히트곡 ‘붉은 노을’이 공연장의 분위기를 후끈하게 달군다. 관객은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야광봉을 들고 ‘떼창’하며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콘서트장이 아닌 최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광화문연가’ 커튼콜에서 연출되는 진풍경이다.
‘광화문연가’는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애수’, ‘빗속에서’ 등 이문세의 거의 모든 히트곡을 작사, 작곡한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로 넘버를 구성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작품은 생을 떠나기 1분 전 ‘기억의 전시관’에서 눈을 뜬 명우가 인연을 관장하는 ‘인연술사’ 월하를 만나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공간을 초월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청춘의 사랑과 이별, 성장기가 아름다운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한국형 팝 발라드 장인’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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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광화문연가’는 명우의 기억 속 그림들을 전시하는 공간인 ‘갤러리’와 ‘기억 속 빈집’ 세트 디자인을 새롭게 꾸며 신선함을 더했다. 명우 역에는 엄기준·윤도현·손호준을, 월하 역에는 김호영·차지연·서은광을 캐스팅했다. 공연은 내년 1월 5일까지 이어진다.
월하 역을 맡은 서은광은 새 시즌 기자간담회에서 “60대 관객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을 지켜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남녀노소 세대불문 관객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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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의 여행’을 통해서는 고 김광석이 부른 포크와 포크 록 장르 명곡들을 접할 수 있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거리에서’, ‘그날들’, ‘변해가네’, ‘서른 즈음에’ 등의 곡을 들려주며 삶의 여정 속 각자의 길을 선택한 등장인물들이 세월이 흐른 후 음악을 통해 다시 사랑과 우정의 진심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바람으로의 여행’은 2012년 대구에서 초연한 이후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800회가 넘는 공연으로 15만여 명의 관객과 만난 스테디셀러다. 기존 공연명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는데 저작권 및 상표권 문제로 2022년부터 ‘바람으로의 여행’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김광석 유족 측과 합의가 되지 않아 넘버도 김광석이 작사, 작곡한 곡이 아닌 가창만 했던 곡들로 꾸렸다. 공연을 위해 새롭게 창작한 곡들도 있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새로운 재미와 완성도 강화를 위해 공연의 내용과 배역을 일부 수정했고 오디션을 통해 주연 출연진을 대폭 교체했다. 공연은 내년 1월 5일까지 전개한다.
‘바람으로의 여행’ 공연제작사 LP스토리 관계자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강점과 매력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커튼콜 땐 관객이 3곡 정도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