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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5개월 만에 대화…대만·마약·北비핵화 등 논의

김상윤 기자I 2024.04.03 04:17:24

바이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중요”
시진핑 “대만, 넘지 말아야할 레드라인”
미국의 수출 통제에서도 이견 드러내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후 약 5개월 만에 대화에 나섰다. 한반도 비핵화 진전 방안과 대만해협 평화 안정 등 현안을 다루면서 미중간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우드사이드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백악관은 이날 정상통화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은 협력 분야를 포함해 이견을 보이는 분야에서 다양한 양자 및 지역, 글로벌 이슈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마약 관련 협력, 군사 분야의 협력, 인공지능(AI) 관련 위험 해결을 위한 대화, 기후 변화, 인적 교류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 등이다. 이들은 이날 1시간 4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남중국해의 법치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지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유럽 및 대서양 횡단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이 미-중은 충돌과 대결을 지양하고 “선을 넘지 않으면서 양국 관계의 전반적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는 전했다. 시 주석은 또 대만은 “넘지 말아야 할 첫번째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밝혔고, 중국은 대만 독립 세력의 분리 움직임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만에 대한 “외부의 지원”을 거론하며 미국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반도체 등 수출통제에 대해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경제 분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 관행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우리의 안보를 저해하는 데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반도체 등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시 주석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끝없는 경제, 무역, 기술 억압 조처를 취했고 중국 기업 제재 목록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디리스킹(위험 제거)이 아니라 위험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정당한 발전권을 박탈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는 보도했다.

이번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새롭게 합의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번 대화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관계의 안정적 관리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정상 간 주기적 대화의 복원이라는 데 방점을 뒀다는 평가다. 특히 다음달에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이 열리고,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미중간 갈등이 추가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에 무게 중심이 실린다.

양측은 앞으로도 열린 소통 채널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정상 통화에 이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수일 내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수주 내에 각각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중국 측 대화 파트너 간의 통화, 중국 고위 관리들의 방미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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