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모로코에서 열린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 최응천 문화재청장을 비롯한 한국대표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2020년 3월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한 이후 2년 만에 전해 들은 낭보였다.
탈을 쓰고 노래하는 ‘가면극’인 탈춤은 부조리한 사회 문제나 도덕적 모순 등 어려운 주제를 해학과 풍자로 풀어낸 조선 후기 대표적 민중예술이다. ‘한국의 탈춤’은 양주별산대놀이, 고성오광대 등 국가무형문화재 13개와 시도무형문화재 5개로 구성돼 있다.
탈춤이 새롭게 등재되면서 한국은 종묘제례, 판소리 등 총 22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탈춤의 등재에 힘입어 지자체와 단체 등 곳곳에서 23번째 인류무형유산 탄생을 기대하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탈춤에 이어 다음 유네스코 등재를 노리는 문화유산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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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지는 백지라 불리는데 종이 한 장을 뜨는데 장인의 손길이 아흔 아홉 번, 마지막 손길이 한 번 더 보태져 한지로 완성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국의 선지는 2009년에, 일본의 화지는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가 된 만큼 세계도 주목하는 전통한지 역시 인류유산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유네스코 유산에는 인류무형문화유산 외에도 ‘세계문화유산’ ‘기록유산’ 등이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으로는 석굴암과 불국사,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한국의 서원 등 13건이 있고, 자연유산은 제주도 화산섬과 용암동굴, 한국의 갯벌 등 2건이다. ‘세계기록유산’으로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5·18 관련 기록물 등 22건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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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기록물’은 역사의 기억을 담은 문서, 사진, 동영상, 음성 등의 자료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이념 대결, 국가폭력, 민간인학살 등을 한눈에 보여주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고 고유한 기록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한국의 ‘종가문화’와 ‘막걸리’ 등이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종가문화’는 문화재로 지정된 종가 고택만 120곳이 넘고 종가에 남아 있는 문화, 전통, 음식, 역사 등이 보존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막걸리’의 경우 지난해 ‘막걸리 빚기’가 국가무형문화재에 등록된 바 있다. 한국막걸리협회에서는 ‘막걸리 세계화 및 유네스코 등재전략’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며 막걸리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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