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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본현대생명의 MAX 저축보험 스페셜은 저축성보험 4% 시대를 연 상품이다. 지난 8월 출시된 지 사흘 만에 5000억원어치를 완판했다. 이후 한화생명(4%), 흥국생명(4.2%), 동양생명(4.5%) 등도 4%대 저축성보험 속속 내놨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각각 7000억원, 3000억원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동양생명도 5000억원어치를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5% 후반대 저축성보험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교보생명이 5.8%의 확정이율을 적용한 저축성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생명(5.7%)과 IBK연금보험(5.0%)이 고금리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방카슈랑스(은행 창구 통한 보험상품 판매)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적금에 사망보장 등의 보험성격이 가미된 상품이다. 가입자가 만기 전에 사망하면 적립금에 보상금을 추가해 돌려주고, 보험사와 계약자가 약속한 시점이 오면 보험사가 사업비와 위험 보험료를 제외하고 일정 금액을 계약자에게 지급한다.
특히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한번에 돈이 오가는 만큼 보험사에겐 보험수익과 자본확충 측면에 도움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 고액이 한번에 들어오면 보험사 자본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보험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들은 그만큼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지급액도 커진다. 결국 만기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자금 확충하기 위해선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급격한 금리인상기와 맞물려 예·적금 금리가 인상되고 있다는 점도 저축성보험 금리 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5%대를 돌파했고, 저축은행들이 6%대 예금상품을 제공하는 등 타금융권에서도 금리를 높여 예금상품을 출시하고 있어서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이런 예금상품들과 비교되기 때문에 ‘금리 민감도’가 높다. 한번에 많은 돈을 넣어야 하는 가입자 입장에선 0.1%라도 금리가 높다면, 그 상품 가입을 고려하게 된다는 얘기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기대 수익이 달라지면 보험사의 판매 규모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저축성보험 금리 인상 랠리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예상되기 때문에 저축성보험 금리 수준이 늦어도 내년 초까진 6%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곳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금리노마드 족이 돈을 빼서 은행에다 넣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저축성보험 금리 수준 자체가 5% 후반대로 형성돼 있어 조만간 6%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금 확보가 필요한 보험사들 위주로 금리를 인상해 상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저축성보험의 적립액에 대한 소비자 이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납임금액과 기간에 따라 이자가 붙는 예·적금과는 달리 보장 보험료와 사업비 등이 공제된 이후 남은 금액이 적립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적용금리와 실질수익률을 꼼꼼히 확인한 이후 가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