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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예치된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포함) 잔액은 올 3분기 말 기준 670조77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말(725조6748억원) 대비 54조9011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1분기 만에 55조 가까이 저원가성 예금 잔액이 빠진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3분기 요구불예금 잔액은 국민은행 160조588억원, 신한은행 135조3394억원, 우리은행 129조760억원, 농협은행 128조6906억원, 하나은행 122조3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원가성예금은 은행이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입·출금이 자유롭다. 파킹통장이라고 부르는 요구불예금, MMDA(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이 포함된다.
특히 국민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하락세가 가파르다. 국민은행의 올 3분기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연말(174조2141억원) 대비 14조1553억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6조3004억원이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 차이가 난다. 물론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요구불예금 잔액 총량이 2조원 가량 높아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감소세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은행의 사정도 좋지 못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9월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연말 대비 19조6362억원이 감소했다.
저원가성 예금의 금리는 연 0.1% 내외 수준으로 사실상 이자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공짜 예금’으로 예대마진을 더 많이 낼 수 있는데, 저원가성 예금이 말라붙으면서 수익성 하락을 고심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4분기 NIM 상승 둔화폭 커질수도…“대출 금리 상승 요인될 것”
반면 정기예금은 증가 추세다. 5대 은행의 이달 20일 현재 정기예금 잔액은 796조4514억원으로 9월 말(760조5044억원)보다 35조9470억원 늘었다. 이미 월 증가폭(35조9470억원)이 지난달 실적(30조6838억원)을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앞서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지난달 5대 은행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정기예금은 32조5000억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한 달 사이 역대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이달에도 전체 은행권 정기예금의 증가 폭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짐에 따라 유동자금이 저원가성 예금에서 정기 예·적금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미 4대 금융그룹 실적집계에 따르면 3분기 NIM 상승폭은 일제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의 NIM은 올해 1분기 1.89%에서 2분기 1.98%로 성장했으나 3분기에는 2bp(0.02%) 개선된 2.00%에 그쳤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1.91%에서 2분기 1.96%로 성장했으나 3분기 1.98%로 성장폭이 둔화했다. 하나금융의 NIM도 1분기 1.71%에서 2분기 1.80%로 성장했으나 3분기 1.82%로 성장폭이 둔화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 NIM도 1.73%(2022년 1분기)→1.83%(2022년 2분기)→1.86%(2022년 3분기)로 최근 3bp 성장하는데 그쳐 성장세가 완만해졌다.
은행권에서는 올 4분기부터 저원가성 예금 급감으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로 유동성 리스크가 현실화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게 9월 말 경이기 때문에 이자이익이나 NIM이 하락하는 본격적인 시기는 4분기부터 일 것”이라고 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듦으로 인해 은행들은 마진 확보를 위해서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 “언뜻 보기엔 예·적금 금리가 높은 점은 소비자에게 유리 해보일 수 있으나 은행에서는 조달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보존하기 위해 분명히 운용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중은행의 우량 차주 심사 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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