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양승조 vs '윤심' 김태흠…오리무중 혼전[격전지③]

이지은 기자I 2022.05.30 06:05:00

충남 필요한 여야…압도적 국정 동력 vs 야당 견제 토대
깜깜이 직전까지 판세 못 읽어…우열 놓고 ''엎치락뒤치락''
최다 유권자 ''천안'' 집중…성비위 의혹 ''네거티브'' 격화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현직’의 수성이냐 ‘윤심’(尹心)의 탈환이냐. 6·1 지방선거에서 충남을 꿰뚫는 키워드다. 4년 전 민선 7기 도지사로 선출된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도정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일꾼론’을 호소한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충남 출마를 택한 김태흠 후보는 ‘강한 집권여당 후보’를 내세운다. 혼전 속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막판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13일 대전 서구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남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야가 ‘캐스팅 보트’로 꼽는 충청 안에서도 충남은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충북의 승기가 국민의힘으로 기운 상황에서, 양쪽 모두 충남을 확보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충청의 아들’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초기 국정 동력을 마련할 만한 압도적 승리가 필요하다. 전반적 열세에 놓인 민주당은 12년을 지켜온 충남으로 균형을 맞춰야 여당 견제론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게다가 대전·세종 등 인근 지역 역시 지지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충남의 분위기가 충청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충남은 여론조사상으로도 최대 혼전지 중 하나다. 조사마다 승패가 뒤바뀌는 결과가 이어지며 깜깜이 기간 직전까지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계속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25일) 기준으로도 판세를 가름하기 어렵다.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가 KBS·MBC·SBS 의뢰로 전국 성인 1만 4020명을 대상으로 23일부터 25일까지 조사한 결과에선 김 후보(43.8%)가 양 후보(34.7%)를 오차범위(±3.5%포인트) 밖으로 따돌렸지만, 같은 기간 조원씨앤아이가 CBS 의뢰로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양 후보(50.2%)가 김 후보(43.7%)를 오차범위(±3.5%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본 투표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두 후보는 모두 ‘천안’에 주력해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안은 충남의 수부 도시이자 지역 내 가장 많은 유권자(30.4%)가 있는 곳이다. 양 후보는 지난 주말 ‘무박3일’ 일정을 선언한 뒤 천안의 전통시장과 먹자골목을 돌며 “‘천안의 아들’에게 한 번 더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그 피해를 왜 천안 시민들이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천안 일대 지정된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을 조기 해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최근 김 후보가 양 후보의 성추행 혐의 피소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막바지 깜짝 변수로 등장한 상태다. 양 후보 측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즉각 역고소로 강경 대응했다. 민주당이 잇단 성비위 문제로 곤혹을 치러온 만큼 후보 간 공방은 당 차원 네거티브로 확전된 모양새다. 여야 모두 중앙선대위에서 논평을 내고 “진실 규명”과 “정치 공작”으로 엇갈린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급기야 지난 28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현장 지원 유세에 나서며 진화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현장의 목소리도 ‘오리무중’ 판세를 반영한다. 계룡에 사는 임종완(62)씨는 “여긴 군사도시다. 국방부 이전시켜준다는 사람이 낫지 않겠나”라며 김 후보의 편을 들었다. 서산에서 농장을 하는 장재웅(45)씨는 “여기서 일을 해왔던 사람이 사정을 더 잘 알 것 같다”며 양 후보가 낫다고 했다. 천안에 사는 윤모(37)씨는 “안희정(전 충남 지사)부터 시작해 자꾸 저런 얘기가 나온다”면서도 “윤석열(대통령)도 맘 안 드는 건 마찬가진데 누굴 뽑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