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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제약(011040)도 실적이 부진한 속에서 고배당을 유지해 논란에 휩싸였다. 경동제약은 지난 2017년 이후 매출액은 17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309억원(2017년)에서 2020년 190억원으로 4년새 38% 급감했다. 하지만 2020년 배당금 총액이 130억원을 넘으면서 기존 80억~90억원대의 중간 배당액을 60% 이상 뛰어넘었다. 2020년 현금배당성향은 107.82%로, 순이익보다 배당금 총액이 더 많았다. 경동제약(011040) 역시 류기성 부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4.36%에 달한다. 경동제약의 창업주인 류덕희 명예회장의 장남인 류 부회장이 증여세 마련의 일환으로 회사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배당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넥센 역시 고배당 정책이 환영받기는커녕 배당금 잔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넥센(005720)은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각각 14%, 72% 뒷걸음질쳤지만, 현금배당성향은 무려 477% 급증했다. 넥센은 강호찬 부회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9.37%에 달한다.
세아베스틸(001430)의 경우 2020년 적자전환하며 일반주주 200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무배당을 결정했다. 물적분할로 주가 급락하자 주주 달래기용으로 차등배당 추진한 사례로 주주친화 행보와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오너 일가가 배당금을 받는 것은 잘못은 아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너 일가 주머니를 채우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고배당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적이 주춤하거나 부진한 상황에서 고배당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경우 오히려 기업의 실적, 기대수익률 전망이 어려워져 장기투자의 유인이 떨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주가 측면에서도 투자 기회가 없다는 점을 방증하는 꼴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배당 정책은 일시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실적이 부진한 속에서 이를 지속하게 되면 수익 전망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나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면서 “각 기업마다 실적을 고려해 배당성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