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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자체가 가진 IP 힘에 끌리는 기업들
연초부터 연말까지 작년 한 해 동안 업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주목받은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월드 한컴타운’이 12월17일 첫 문을 열었을 때 대중의 실망감은 꽤 컸다. 콘텐츠도 전무하고, 그림판 수준의 그래픽으로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붙이기 민망할 정도의 모양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싸이월드 한컴타운은 흔들리지 않았다. 핵심이 기술력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 메가박스, 경상북도, 롯데호텔, 삼성카드, 위메프 등 업종과 민간·지자체를 가리지 않고 수십여 곳에서 싸이월드와 앞다퉈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1일부터는 메타버스와 통합 앱으로 선보일 미니홈피를 베타 버전으로 공개했는데, 여기에 채연과 소유 등 연예인을 비롯해 32만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기업 중 가장 먼저 참여한 IBK기업은행은 금리 5% 조건의 ‘도토리은행’ 입출금 통장을 선보이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계속되는 출시 연기와 성숙하지 못한 기술력의 플랫폼을 계속 보면서도 업계의 러브콜이 끊임없이 몰리는 건, 한때 ‘국민 SNS’ 지위까지 올랐던 싸이월드라는 이름과 로고, 2D 도트 미니미, 미니홈피 등 이 모든 것들이 ‘파워 IP’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싸이월드가 보유한 170억장의 사진을 가진 3200만 회원 DB는 덤이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2페타바이트(PB·1PB는 1024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콘텐츠가 저장된 싸이월드 통합 앱이 곧 돌아온다”며 “국민 한명, 한명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가 담긴 메타버스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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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월드 케이팝(K-POP) 스타 BTS(방탄소년단)을 비롯해 글로벌 아티스트 유튜브 구독자 수 기준 1~4위(저스틴 비버, 블랙핑크, BTS, 아리아나 그란데 순)를 모두 보유 중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메타버스 이전의 거대 SNS들이 성장해온 기반에는 항상 수많은 팬덤을 보유한 스타의 존재와 활동이 주효했던 점을 생각하면, 하이브가 가진 스타 IP는 누구라도 탐낼 수밖에 없는 가치인 셈이다.
◇“IP 없인 메타버스·NFT 이코노미 불가능”
8500개가 넘는 오리지널 웹소설·웹툰 IP를 갖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주목할 만한 IP 플레이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해 11월23일 ‘이데일리 IT 컨버전스 포럼(ECF) 2021’에서 카카오페이지의 아이돌 세계관 웹소설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속 보이그룹 ‘테스타’를 소개하며, 메타버스 도전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텍스트가 웹툰으로, 웹툰이 영상으로, 영상이 메타버스로 진화할 전례 없는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 넷마블 산하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 40%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가상 아이돌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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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린이 캐통령 ‘캐리언니’와 캐릭터 IP ‘캐리와 친구들’을 앞세운 캐리소프트도 올해 초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중견 게임사 멘티스코와 합작법인 ‘캐리버스’를 출범해, 올 4분기 캐리와 친구들 IP를 활용하고 대체불가토큰(NFT)을 적용한 메타버스 ‘캐리파크’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메타버스와 관련된 많은 프로젝트들이 출시 혹은 진행 중인데, 결국 IP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게임은 단순 흥미나 경쟁 속에서의 아이템 구매가 이뤄지는 구조였다면, 메타버스에서는 현실과 공존하는 자산가치와 재화가 존재해야 한다”면서 “NFT를 비롯한 메타버스 경제 생태계의 구축은 IP가 전제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기 때문에 IP의 선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