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커지는 코로나발 더블딥 우려, 금리 인상 신중해야

논설 위원I 2021.08.18 06:00:00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블딥이란 경기침체 후 짧은 회복기를 거쳐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올들어 지난 6월까지 500명 안팎에 머물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지난달 1300명대로 급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2000명을 넘는 날이 많아졌다. 이에 당국은 지난달 12일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위력에 밀려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짧고 굵게’ 끝내겠다고 했던 방역조치가 두 달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은 더 나빠져 언제 방역조치가 풀릴 수 있을 지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백신 접종률을 70%로 끌어 올려 집단면역을 이룰 계획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우를 보면 정부 계획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접종률이 70%에 근접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하루 5000~6000명씩 확진자가 쏟아져 나와 부스터 샷(3차 접종)에 들어갔다. 영국·독일·미국 등도 마찬가지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4차 대유행은 앞선 세 차례의 대유행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강화된 방역조치를 이른 시일 안에 풀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조치가 길어지면 경제는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이 2명 이내로 제한되고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짐에 따라 이미 대면 소비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 위축은 더욱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소비는 국민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기 어렵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8월 금통위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에 대해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8월 금리 인상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4차 대유행 장기화로 더블딥 우려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강행하면 경기침체를 부를 위험이 크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지 지켜본 연후에 금리인상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오는 26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가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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