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산 코로나백신 개발 '청신호', 국가역량 총동원해야

논설 위원I 2021.08.12 06:00:00
국산 코로나 백신이 처음으로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시험백신)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임상 3상은 국내와 동남아, 동유럽 국가에서 18세 이상 3000명에게 시험 백신을, 다른 990명에게는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을 접종해 효과와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성공하면 한국은 명실공히 백신 허브 국가 반열에 오르게 된다. 백신 자급화는 물론이고 수억회 분의 백신 공급을 통해 지구촌의 코로나19 극복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백신 개발은 후보물질 개발에서 임상 3상까지 보통 5~10년이 걸린다. 높은 기술력과 수조원의 자금이 들어가는 장기 프로젝트지만 성공확률은 1% 정도다. 도박 같은 게임이어서 글로벌 제약사가 아니면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그들만의 영역’이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1년 만에 백신 개발에 성공한 것은 미국 정부가 전폭적인 자금과 행정지원을 제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 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초 두 기업에 각각 2조원 이상을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짧은 역사의 바이오 스타트업인 모더나의 성공 사례는 백신 개발 후발주자인 한국에 좋은 교재가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임상 시험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전방위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전략 보고대회’를 열어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백신을 반도체·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선정해 향후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정도 지원으로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게 관련 학계와 업계의 지적이다. SK의 백신 개발 자금도 전액 약 4408억원을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지원받았다고 한다. 백신 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성공 확률이 매우 낮아 고위험·고수익 프로젝트다. 정부는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이 조기 성공할 수 있도록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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