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코로나에 최저임금 이중고…"또 올리면 직원 내보내야"

김호준 기자I 2021.07.06 06:00:00

최저임금 우려하는 중기①
최저임금 부담으로 인력 충원도 못하는 中企
"일감 줄고 인건비만 올라…더 오르면 직원 또 내보내야"
중기중앙회 등 단체,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 주장
"최저임금, 구직자도 동결 원해…코로나 상황 고려해야"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년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공동 입장’ 발표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장들이 입장문을 읽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직원을 내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금속포장용기 업체 A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원 5명을 내보냈다. 일감이 들쑥날쑥한 데다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20% 가까이 치솟아서다. A사 대표는 “지난해 일감은 반 토막 났고, 올해 역시 수주가 일정하지 않아 일부 생산라인 정리를 고민 중”이라며 “일감은 계속 줄어드는데 오르는 건 인건비밖에 없으니 직원을 줄이며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중소기업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이 더 올라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 등 14개 중소기업 단체가 모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OECD 회원국 29개국 중 6위로, 선진국에도 없는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이미 최저시급은 1만원을 넘었다”며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를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큰 폭으로 이뤄질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기업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최저임금 의견을 조사한 결과,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는 답변이 57.1%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 보고서를 보면,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최대 30만 4000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최저임금을 심의 중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3일 결정을 앞두고 있다. 노동계는 올해(8720원)보다 23.9% 인상한 시간당 1만 800원을 요구한다. 반면, 경영계는 8720원 동결을 주장해 간극이 큰 상황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단언했던 미국 바이든 행정부도 고용지표 회복을 이유로 이를 보류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라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터널을 지나는 상황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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