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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대남’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누려온 기성세대와 달리 여성과 평등하게 경쟁하며 성장해왔기에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곽 교수는 “남자는 제대하면 또래 여학생이 4학년일 때 본인은 2학년이다. 이후 사회에 나오면, 본인은 신입인데 또래 여자는 대리가 돼 있다”며 “더욱이 꼰대가 상사로 있는 회사에서 야근하거나 힘쓰는 일이 있을 땐 모두 자신들의 몫으로 남아 결국 역차별을 느끼게 된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경쟁적인 취업시장에서 남녀가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경쟁하다 보니 감정적인 혐오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젠더갈등의 원인을 경제적 문제로 진단했다.
사회학자인 이현서 아주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MZ세대가 공정 이슈에 매우 민감하지만 결국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많이 진출하면서 남성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젊은 남성들은 남녀평등 입장에서는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위기감을 느끼고, 분노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이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젠더 갈등은 사회적 불공정과 관련이 있다”며 “불공정이 심한 사회일수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나 거부감, 혐오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결국 상호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남녀 간에는 분명히 차이가 존재한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특히 교육에서 ‘남녀는 단순히 평등해야한다’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 그리고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는 개인의 능력주의에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같은 갈등을 계기로 공정한 사회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