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6만달러 고지를 밟았다. 특히 올 들어 1월2일 처음으로 3만달러에 도달한 뒤 불과 두 달여만에 그 2배인 6만달러까지 올라오는 과속 행진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13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6만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5만달러 도달 이후 채 한 달도 안된 기간에 이뤄진 것이다.
실제 비트코인이 1만달러에 도달한 것은 2017년 11월이었고, 그 로부터 3년 1개월 만에 2만달러에 도달했다. 그러나 2만달러에서 3만달러가 된 것은 올 1월2일로 한 달만이었고, 이후 닷새만인 1월7일에 4만달러까지 올라왔다. 또 한 달 9일만에 5만달러를 찍은 비트코인은 다시 한 달이 채 안된 3월13일에 6만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
이를 두고 비교적 신생시장인 비트코인에 대한 계속되는 신규 수요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넥소 창업주인 안토니 트렌체프 대표는 “최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역대급의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기관투자가들이 적극 유입되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날 때마다 오히려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로도 올 들어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고,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회사채까지 발생해 가면서 자금을 조달해 꾸준히 비트코인을 사재고 있다. 중국에서 설립된 최대 뷰티앱 업체인 메이투 역시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 밖에도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 많은 금융회사들도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투자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마켓닷컴의 닐 윌슨 애널리스트는 “작년 미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코로나19에 따른 지원금으로 직접 현금을 지급한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뛰었다”면서 이번에도 지원금 지급으로 투자자가 늘어나며 비트코인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점쳤다. 조 바이든 정부는 이번 주말부터 소득이 7만5000달러 이하인 모든 개인들에게 1400달러씩 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신규 매수는 차치하고 매도세가 이전보다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도 있다.
오안다그룹의 에드 모야 선임 시장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현금 지원과 일런 머스크와 같은 인사들의 지지, 공매도 세력들의 반대매수 등이 합쳐져서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면서 “쉽사리 막을 수 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이 같은 모멘텀을 막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도 크다. 가상자산 투자회사인 갤럭시디지털홀딩스를 이끌고 있는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올 연말이면 10만달러까지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블록체인 개발업체인 체인링크를 이끌고 있는 세르게이 나자로프 공동 창업자는 “기존 금융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진 펀드매니저나 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지, 또 포트폴리오 내에 5% 정도만이라도 비트코인을 담으려고 하는 투자자들이 얼마나 되는 지 생각해 본다면 10만달러라는 가격 목표는 너무나도 보수적인 숫자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