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은 약 12만 명. 제각기 사정으로 집을 나온 아이들은 가출 초기, 아파트 비상구 계단과 피시방 등에서 밤을 보낸다. 그러다 버티기 어려워지면 SNS를 통해 이른바 ‘헬퍼’를 찾게 된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겠다는 헬퍼의 정체는 뭘까.
|
먼저 제작진은 지난해 11월 한 쇼핑몰 앞에서 15세 소녀 윤서(가명)를 만났다고 한다. 추운 겨울밤을 보내기 위해 익숙한 듯 비상구 계단을 찾아가는 윤서는 도움을 줄 사람을 인터넷에서 찾고 있었다.
제작진이 가출한 아이인 척하며 여주에서 만난 헬퍼는 숙식을 제공받는 대신 청소 또는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미 17세 여고생과 함께 사는 중이라는 그는 계속해서 가출 소녀들을 찾고 있었다.
헬퍼의 집 찾아가보니…‘범죄의 온상’
평택에 거주하는 한 헬퍼는 “본인이 나 믿고 일하면 한 달에 돈 천 이상은 벌 수 있어요. 1억 벌고 나간 애도 있고”라고 했다. 이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수상한 도움의 손길에 매달리는 아이들을 이용하고 있었다.
한 헬퍼가 성매매를 위해 오피스텔을 운영하는 현장이 포착됐다. 또 아이들을 끌어들여 노래방 도우미, 마사지 등의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가운데 지난 2015년 헬퍼들이 시킨 것에 따라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조건만남을 하던 가출 여중생이 살해당했다. 아이를 잠시 돌봐줬다는 한 헬퍼는 대부분의 헬퍼들이 여자아이들에게 조건 만남을 시키거나 감금, 폭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
작년 6월에는 야산에서 17세 소년이 백골로 발견됐다. 피해자인 승호(가명)는 집을 나온 뒤 헬퍼의 집에 머물렀지만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됐다.
승호 친구 이성준(21세)은 “승호가 헬퍼들한테 쫓긴다고 했어요. 가출한 애들 약점을 잡아서 이용하는 헬퍼들이라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출 청소년인 김 군(17세)은 “헬퍼들이 범죄 수법을 알려줘요. 그럼 가출한 애들은 따라서 해요. 돈이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결국 아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고.
이날 방송은 가출 청소년부터 부모도 찾지 않는 환경에 놓인 아이들과 이들을 범죄에 이용하는 헬퍼의 위험한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